부영이 쏘아올린 출산수당 1억, 현실은 68만원
부영이 쏘아올린 출산수당 1억, 현실은 68만원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2.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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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한도' 절반 수준…상당수 기업 월 10만원 미만 지급
8월 출생아 수가 3만200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9% 감소했다. 사진은 경기도 고양시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모습.(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기업이 직원들에게 지급한 출산보육수당이 1인당 평균 68만원으로 비과세 한도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비과세 한도인 월 10만원(올해부터 월 20만원)에도 못 미친 결과다. 

18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2022년 귀속 근로소득 중 비과세 출산보육수당을 신고한 근로자는 47만2380명, 총신고액은 3207억원으로 집계됐다.

출산보육수당은 기업이 직원 또는 배우자 출산이나 6세 이하 자녀 보육을 위해 지원하는 수당을 말한다. 

출산보육수당 비과세 규모는 △2018년 341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 3356억원 △2020년 3280억원 △2021년 3203억원 △2022년 3207억원으로 감소세다.

1인당 평균 비과세 수당은 2020년(69만7000원) 이후 2021년(69만4000원), 2022년(67만8000원) 2년 연속 감소했다. 

이는 출산보육수당을 지급하는 상당수 기업이 월 10만원 한도보다 적은 수당을 지급했다는 의미다.

출산보육수당은 지난해까지 월 10만원(연간 한도 120만원) 비과세 혜택이었지만 올해부터 한도가 20만원으로 올라 올해부터 비과세 한도가 2배 상향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비과세 규모와 한도 간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또 저출산으로 수당 지급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1인당 비과세 규모도 줄면서 전체 비과세 소득에서 출산보육수당이 차지하는 비중(7.87%)은 6년 만에 다시 8% 밑으로 떨어졌다.

앞서 부영그룹은 이달 5일 임직원 자녀 70여명에게 1억원씩 총 70억원 출산장려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부영그룹의 파격적 지원 이후 출산장려금 비과세 한도를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국회에서는 출산지원금을 1억원까지 비과세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많은 기업이 출산보육수당 비과세 한도에 못 미치는 상황인 가운데 일부 예외적인 사례만을 이유로 법을 고쳐 한도를 대폭 상향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이 같은 우회 경로가 절세 전략으로 이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