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채무자 450만명 '역대 최다'…연체율 4년 만에 '최고'
다중채무자 450만명 '역대 최다'…연체율 4년 만에 '최고'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4.02.1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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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채무자 열에 여섯 소득 절반 이상 빚 갚아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국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가 450만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이들의 평균 연체율 역시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중채무자 열에 여섯은 소득의 절반 이상을 빚 갚는 데 사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다중채무자 가계대출 현황’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국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는 450만명이다.

다중채무자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차주로, 고금리 시기에 취약한 만큼 한은과 금융당국의 감시, 관리대상으로 분류된다.

다중채무자가 전체 가계대출 차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7%로 사상 최대다. 이들의 평균 연체율(지난해 3분기 말 기준)은 1.5%로 지난 2019년 3분기(1.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다중채무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58.4%로 소득의 약 60%를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한다. DSR은 대출 차주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다.

통상 금융당국, 금융기관은 DSR이 70% 안팎이면 최소 생계비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득으로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판단한다.

아울러 다중채무자 26.2%는 DSR이 70%를 넘어섰으며, 14.2%는 10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다중채무자 가운데 소득, 신용도가 낮은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은 심화하는 형국이다.

소득 하위 30% 또는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취약차주는 작년 3분기 말 전체 가계대출자의 6.5%를 차지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0.1%포인트(p) 늘어난 것으로 2020년 3분기(6.5%)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취약차주의 평균 DSR은 63.6%로 집계된 가운데 35.5%는 DSR이 70% 이상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대출액은 전체 취약차주 대출액의 65.8%(63조4000억원)를 차지했다.

이렇다 보니 한은은 높은 DSR을 보유한 차주가 늘어난다면 장기에 걸쳐 가계 소비를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취약차주, 비은행금융기관 가계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취약부문의 대출 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차주의 DSR이 상승하면서 소비 임계 수준을 상회하는 고DSR차주가 늘어난다면 차주의 소비성향 하락으로 이어지고 장기에 걸쳐 가계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