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알뜰폰 시장' 참전…넘어야 할 산 많아
우리은행 '알뜰폰 시장' 참전…넘어야 할 산 많아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2.0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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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자회사 시장 석권, KB리브엠도 적자...단통법 폐지로 경쟁 심화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우리은행은 알뜰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비금융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알뜰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MZ세대(1980년생초~2000년생초)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찌감치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KB국민은행(KB리브엠)도 여전히 흑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인데다 최근 10년 만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되며 보조금 경쟁 등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져 사업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6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자체적으로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인력 충원에 한창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검토 단계"라며 "알뜰폰에 대한 금융위원회 은행 부수 업무 지정 뒤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뜰폰 주력 고객인 2030 세대를 확보하기 위한 서비스 확대 차원으로 알뜰폰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뜰폰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고물가 장기화 등에 따라 MZ세대를 중심으로 통신비를 아끼려는 수요가 확대되며 두 자릿수 성장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알뜰폰 휴대전화 회선은 지난해 11월 기준 868만2839개로 전년 동기(720만3580개) 대비 20.5%(147만9259개) 증가했다. 

이에 같은 기간 전체 휴대전화 가입 회선 중 알뜰폰 점유율은 13.0%에서 15.4%로 2.5%포인트(p) 상승했다. 

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KB국민은행은 앞서 2019년 4월 '금융·통신 융합 알뜰폰 서비스'에 대해 금융위원회 혁신 금융 서비스로 지정받고, 지정 기간을 연장 받아왔다. 

금융규제 샌드박스 실증사업 특례 기간이 만료된 지난해 4월에는 금융위원회에 알뜰폰을 은행의 부수 업무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은행법상 부수 업무로 지정·공고되면 다른 은행 또한 별도 신청 없이 관련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알뜰폰 시장이 금융권 새로운 먹거리가 될지는 미지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알뜰폰 업체는 모두 53개사나 되는데, 이 가운데 가입자 수가 10만명을 넘는 사업자는 19개에 그친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알뜰폰 시장 매출 1위부터 4위는 KT M모바일·미디어로그·SK텔링크·CJ헬로비전 등 이동통신사 3사 자회사가 차지했다. 

KB리브엠의 경우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39억원, 184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더욱이 최근에는 10년 만에 단통법이 폐지되며 알뜰폰 시장 축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동통신 3사 대비 저렴한 요금제만 판매하는 알뜰폰 업체 특성상 단말기 보조금 지원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권에서 알뜰폰 시장을 염두에 두는 이유는 데이터 확보 차원"이라며 "통신과 금융 데이터를 결합, 분석해 맞춤 혁신 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또 최근 제4이동통신사 등 정부의 경쟁 활성화와 통신비 인하 드라이브에 따라 알뜰폰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다만 이미 포화 시장인 상황에 자금력을 가진 우리은행 진출은 기존 알뜰폰 사업자에는 강력한 또 하나의 경쟁자 등장으로, 아무래도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