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에 허리 휜다…설 성수품 물가 ‘고공행진’
차례상에 허리 휜다…설 성수품 물가 ‘고공행진’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2.0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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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57%‧배 41% 등 과일 가격 급등
전통시장 기준 차례상 비용 28만원 ‘역대 최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설 명절을 앞두고 농산물 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차례상에 올라가는 사과‧배‧감 등 과일 가격이 치솟으면서 장바구니 부담을 키우는 모습이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122.71(2020년 100 기준)로 전년 동기(113.65) 대비 8.0% 올랐다. 이는 같은 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2.8%)의 2.8배 수준이다.

특히 설 성수품인 사과‧배‧감 등 과일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1월 과일 물가지수는 149.99로 1년 전(117.05)보다 28.1% 급등했다. 전체 물가 상승률 평균의 10배가 넘은 수치다.

과일 품목별로 보면 사과 물가 상승률이 56.8%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사과 물가는 작황 부진 영향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매달 높은 상승세를 기록하며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과는 수입하지 않기 때문에 수확 철이 오기 전까지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다른 성수품인 배와 감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각 41.2%, 39.7% 올랐다. 이밖에 복숭아 48.1%, 귤 39.8% 등 과일 전반에서 물가가 급등한 모습이다. 차례상 단골이 밤 물가 상승률은 7.3%로 비교적 낮은 편이었지만, 그래도 전체 물가 상승률(2.8%)보다는 배 이상 높았다. 

과일뿐만 아니라 조기 물가도 1년 전보다 6.4% 올랐다.

올해 설 명절에 차례상을 차리는 비용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물가정보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설을 3주 앞두고 4인 가족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28만15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형마트 기준으로는 38만580원으로 전통시장보다 35.2% 더 비쌌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 설 명절보다 각각 8.9%, 5.8% 늘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도 설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느끼냐는 질문에 응답자 98%가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매우 부담을 느낀다’는 답변이 71%로 ‘부담을 느낀다’(27%)보다 훨씬 많았다.

응답자들은 성수품 중 부담이 가장 큰 품목으로 과일(65%)을 꼽았다.

설 연휴 기간 가족과의 외식 부담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1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4.3%로 전체 물가 상승률 평균의 1.5배 수준이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2021년 6월부터 32개월 연속 전체 평균을 웃돌고 있다. 외식 세부 품목 39개 가운데 피자, 비빔밥, 냉면, 치킨 등 33개 상승률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가공식품 역시 73개 품목 중 소금, 설탕, 차, 당면, 스프, 아이스크림 등 43개 상승률이 전체 평균을 상회했다.

한편, 정부는 설 성수기 사과, 배, 소고기, 명태 등 성수품 16개 품목을 평상시의 1.5배 수준으로 확대 공급하고 성수품 가격 할인을 위해 84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