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효과' 못 보는 與… 지지율 여전히 '30%' 박스권
'한동훈 효과' 못 보는 與… 지지율 여전히 '30%' 박스권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4.01.2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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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尹대통령 지지율 격차 20%p… 디커플링 현상
"박스권 탈피 위해 차별화 전략 시도해야… 중도층 공략"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한 지 1달가량이 흘렀지만, 당 지지율은 여전히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9일 리얼미터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 지난 25~26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 무선 97%·유선 3% 자동응답 방식, 응답률 3.4%)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와 같은 36.6%를 기록했다. 

권역별로는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7.6%p↑), 부산·울산·경남(3.3%p↑)에서는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서울(3.0%p↓), 인천·경기(1.0%p↓) 등 수도권에서 지지율 하락세가 눈에 띈다. 한 위원장이 중도·수도권에서 지지를 견인하리라는 당의 시각과 다소 어긋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 위원장이 취임한 지난달 26일 이후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30%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나 일명 '윤한 갈등' 이후 한 위원장 개인 지지율은 상승세를 기록해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지난 23~25일, 전국 성인남녀 1001명, 전화조사원 인터뷰, 응답률 16.7%)에 따르면 '한 위원장이 당대표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나'라고 묻자 응답자 가운데 52%가 '긍정'이라고 답했다. '부정' 응답은 40%였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응답은 긍정 평가 31%, 부정 평가 63%으로 각각 집계됐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 지지율 격차가 약 20%p 가까이 벌어진 셈이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 역시 36%로 나타나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이날 '디커플링 현상' 지적에 "나는 국민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사람이지, 국민들이 어떻게 평가한 데 대해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아니다"면서도 "한 달을 하루 같이 (보내며)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지만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지지율 정체에는 최근 윤 대통령의 '쌍특검법' 재의요구권 행사와 김건희 여사가 휩싸인 명품백 수수 논란 등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정당 지지율 박스권 돌파를 위해선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차별화 전략'을 시도해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국민 또는 보수 지지층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에서 방황하는 상황이 지지율 정체로 나타나는 건데, 윤 대통령과 차별화가 더 진행되는 것 외엔 방안이 없을 것 같다"며 "지금까지 한 위원장 행보가 보수 지지층 결집에 방점이 찍혔다면 앞으로 기조를 바꿔 중도·무당층을 공략할 수 있는 행보를 가속화해야 지지율 상승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에 인용된 모든 여론조사는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p이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