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수도권 절반 이상 '낙하산 공천' 가능… 역대 최대 물갈이 폭   
與, 서울·수도권 절반 이상 '낙하산 공천' 가능… 역대 최대 물갈이 폭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4.01.2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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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위 '최대 50곳'까지라지만...경기지역 34곳이나 전략공천 가능
현역 컷오프 주시… '마포을 김경율·계양을 원희룡' 전략공천 길 터줘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3회 연속 패배한 지역 등을 우선추천(전략공천) 대상 지역으로 정하면서 야당세가 강한 서울·수도권에서 전략공천 지역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관위는 회의를 거쳐 △지난 총선·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후보 패배한 곳 △최근 국회의원 선거(재·보선 포함) 시 3회 연속 패배한 곳 △공관위 심사 과정에서 현역 국회의원·직전 원외 당협위원장 배제된 곳 등을 전략공천 대상지로 결정했다. 

또 △여론조사 참작 등을 통해 공관위가 공천 신청자들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한 곳(모든 공천 신청자가 여론조사에서 다른 당 후보 대비 본선 경쟁력 지지율 격차 10%p 이상 낮은 곳) △최근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 전 사고당협인 곳 △현역 의원 또는 직접 당협위원장이 불출마한 곳 등도 전략공천이 가능하다. 

공관위는 전략공천 지역을 총 50곳(전체 선거구 대비 20%)에 한정하겠단 입장이지만, 사실상 수도권 대다수 지역은 물론 여당세가 비교적 강한 부산 지역 일부도 전략공천지에 포함돼 물갈이 폭이 대폭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경기지역만 해도 선거구 총 59곳 가운데 최소 34곳에 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

'사천 논란'이 인 김경율 비대위원(서울 마포을)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인천 계양을)이 출마 의사를 밝힌 지역구도 전략공천 지역에 포함됐다. 수도권에서 양지로 꼽히는 서울 송파갑도 현역 김웅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전략공천지가 됐다.

수도권 출마를 준비하는 예비후보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전략공천이 '낙하산 공천' 수단으로 쓰인다면 받아들이기 어렵단 입장을 내비쳤다.

한 예비후보는 "경선을 할 땐 예비후보들끼리 (네거티브로) 상처를 입기도 하는데, 상처투성이인 채로 민주당 다선 의원을 상대하는 것보단 (전략공천으로) 후보를 빠르게 정하는 방법도 좋다"면서도 "(역량을) 인정할 수 없는 후보가 전략공천 대상자가 된다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지역구 예비후보는 "솔직히 전략공천의 밑자락을 까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공천 과정이 공정하고, 당의 화합이나 단합을 해치지 않아야 하는데 (특정 후보를) 밀어붙이거나 꽂아넣는 식으로 간다면 상대 당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에서는 해운대갑(하태경), 중·영도(황보승희), 사상(장제원) 등 알짜 지역구가 속속 나왔다. 특히 중·영도 경우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무성 전 새누리당(옛 국민의힘) 대표 등 예비후보가 난립한 상황이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중 누가 공천 주도권을 잡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쇄신 공천'으로 간다면 (선거에)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지만, 만일 TK(대구·경북) 지역에 검사나 내각, 용산 대통령실 출신이 대거 공천된다면 '윤심 공천'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이 어떤 공천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득과 실이 갈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