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양이원영, '비명' 양기대 지역구 경기광명을 출마 선언
민주 양이원영, '비명' 양기대 지역구 경기광명을 출마 선언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4.01.2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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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대리자 아닌 사적 관계자만 챙겨"
잇단 갈등에 홍익표 "존중·배려 잊지 말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8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총괄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양이원영 의원에게 간사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8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총괄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양이원영 의원에게 간사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 친이재명(친명)계 인사의 '비이재명(비명)계 현역 지역구 사냥'이 23일에도 계속됐다. 이번엔 양이원영(비례대표) 의원이 오는 4·10 총선에서 비명계 양기대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광명을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총선을 78일 앞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명을 지역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양이 의원은 "광명시민 그리고 민주당원 여러분과 함께 지속가능한 내일을 일궈나가는 매력적인 도시 광명, 그리고 당원과 시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정치적 모범 도시 광명을 만들어가고 싶다"면서 "기존의 지역 정치인은 이런 시민들의 역량과 의지를 방치해 왔다"고 양 의원을 겨냥했다.

이어 "(양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의 시대적 소명과 야당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을 외면한 채 지역에서 사적 권력만을 축적해 왔다"며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남용하여 지방선거에서 제왕적이고 반민주적인 공천 학살을 자행하며, 시민의 대리자가 아닌 사적 관계자만을 챙긴 전형적인 토호 정치인으로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할 광명의 정치 수준을 땅바닥까지 떨어뜨렸다"고 부연했다.

양의 의원은 "'국민의힘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는 민주당답지 않은 정치인'이라 하는 조롱이 여기저기에서 들린다"며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대통령 선거에서 뒷짐지고 방관했던 무책임한 인사들이 오늘날의 혼란에 책임이 없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78%의 당원들의 지지로 당선된 당대표를 인정하지 않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며 중요한 시기마다 개혁 입법에 발목 잡은 정치인들을 민주당원들이 심판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선수 교체가 필요한 때이다. 숨어 있는 지역 토호가 아니라 굳은 길을 마다하지 않고 시민들과 호흡하는 그런 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앞서 '친명계' 이수진(비례) 의원은 전날 '비명계'인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 지역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당초 서울 서대문갑 지역구에 출마할 예정이었지만 해당 지역구가 현역 우상호 의원의 불출마에 따른 전략 선거구로 지정된 이후 서대문갑 지역 불출마를 발표했다. 

이 의원은 윤 의원을 겨냥해 "지금 성남중원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오겠단 후보는 민주당의 기본 정체성조차 없는 사람"이라며 "민주당에 배신과 분열의 상처를 주면서, 민주당의 이름으로 출마하겠단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같은 날 오후 자신의 SNS에 "이수진 의원은 민주당의 역사와 정신을 얼마나 아시고, 얼마나 함께 하셨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무엇보다 성남 중원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후보가 선거 80여일도 남지 않은 지금, 갑자기 지역을 바꿔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아무런 명분도 없는 선사후사(先私後私)일 뿐"이라고 반발했다.

공천권을 두고 친명계와 비명계 인사 간 감정 싸움이 격해지자 홍익표 원내대표가 양측에 자중을 촉구하고 나섰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기 직전 "에비후보자들은 자신의 장점과 좋은 정책으로 당원과 지지자들 그리고 국민들로부터 선택받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앞으로 불필요한 인신공격이나 비방보다는 공정하고 그다음에 보다 발전적인 경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은 치열하게 하되 공정하게 해야 되고 경쟁자 역시 같은 당 안에 있는 당 내 동지"라며 "경쟁자에 대한 치열한 경쟁과 함께 같은 동지로서의 존중과 배려도 경쟁 과정에서 잊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