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사퇴 불가에 尹 민생 토론회 불참… 당정 정면충돌
'김건희 명품백' 대응 입장차가 핵심… 갈등 봉합 난항
野 "대통령 당무 개입·정치중립 위반… 법적조치 검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면충돌했다. 특히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통령실의 '당무개입 논란'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22일 오전 국회 출근길에서 "제가 (용산의)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며 대통령실의 요구가 있었음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비대위원장직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한 위원장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5번째 민생토론회 행사 시작 30분을 남기고 갑작스럽게 참석을 취소했다. 대통령실은 '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 벌어진 충돌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처럼 한 위원장이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지 약 한 달 만에 윤 대통령의 '한동훈 지지 철회'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통령실의 당무개입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표면상 국민의힘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 출마와 관련해서 한 위원장의 '사천' 등을 문제 삼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한 대응에 불만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윤 대통령의 당무개입 논란은 취임 후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나경원 전 의원의 대표 불출마 압박, 대표직에 도전한 안철수 의원에 대한 견제, 김기현 대표에 대한 거취 압박과 사퇴까지 끊이지 않았다.
일단 대통령실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갈등의 핵심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를 둘러싼 대응에 있기 때문에 당정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있고, 총선 프레임이 '정권 심판론'으로 기울 경우 당정 갈등이 오히려 총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당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과도하게 당무에 개입했다고 보냐는 질문에 "구조적으로 개입할 수 없고, 윤 대통령도 전혀 그럴 스타일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부분은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실에서)이번 선거에서는 한 위원장에게 '한번 해보라'며 판을 깔아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 사태로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정황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법적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다고 본인 입으로 확인해줬다"며 "이는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정치 중립 위반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 검토를 거쳐 조치할 것이 있으면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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