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마약류 청소년 처방량 증가… 오남용 관리 필요
의료용 마약류 청소년 처방량 증가… 오남용 관리 필요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4.01.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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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1인당 처방량 3년새 50%↑… 중독 위험 수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청소년의 1인당 의료용 마약류 처방량이 3년 새 50% 가량 늘어 마약류 오남용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1일 김낭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등은 최근 '청소년 마약류범죄 실태 및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저자들이 살펴본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환자 1946만명이 의료용 마약류 18억7360만개(정)를 처방받았다. 이는 2019년(1850만명, 16억8225만개)과 비교해 환자 수는 5%, 처방량은 11% 늘어난 규모다. 

연령대별로는 2022년 10대 이하 61만명이 4932만개를 처방받아 2019년(67만명·3608만개)에 비해 처방 환자 수는 줄었으나 처방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10대 이하 마약류 처방 환자 1인당 처방량은 2019년 54개에서 2022년 81개로 3년 만에 48.6%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1인당 펜타닐 패치 처방량은 전체 연령대에서 4.2%(18개→19개) 증가했지만 20세 미만에서는 84.2%(45개→83개) 급증했다.

의사 처방에 의한 의료용 마약류 사용은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10대에 대한 마약류 처방량이 늘어난 건 오남용으로 볼 수 있다는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이 추세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마약류 오남용은 보건 수준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중독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을 갖게 한다. 처방량이 증가한 펜타닐은 암 환자 등에 사용하는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로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80배 이상 중독성과 환각 효과를 지닌다. 

마약 오남용은 청소년 마약범죄, 성범죄, 극단적 선택, 폭력 등 심각한 사회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다. 

2021년에는 10대가 부산·경남 지역 병원과 약국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아 다른 10대 수십명에게 판매하거나 직접 투약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저자들은 "청소년 마약류 범죄의 특성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영역이 많다"며 "공식 통계로는 2022년 481명이 미성년 마약류 사범으로 단속됐으나 10대 이하 의료용 마약류 1인당 처방량이 많이 증가해 잠재적 위험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