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건설주 투심'…커지는 '신중론'
얼어붙은 '건설주 투심'…커지는 '신중론'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4.01.18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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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위기에 약세 지속…1·10대책도 큰 영향 못 줘
증권사, 구조조정 본격화 앞두고 업종 투자 의견 '중립'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17일까지 코스피 건설업 지수 추이. (자료=KB증권 HTS)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17일까지 코스피 건설업 지수 추이. (자료=KB증권 HTS)

부동산 PF 위기감이 높은 가운데 코스피 건설업 지수가 작년 말에 이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1·10 부동산 대책 등으로 잠시 반등하긴 했지만 대책의 단기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PF 구조조정 예고로 투자심리가 다시 얼어붙었다. 금융투자 업계는 건설업종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는 등 건설주 투자에 신중론을 키우는 모습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건설업 지수는 68.89로 장을 마쳤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 종가 71.39 대비 3.5% 내렸다.

지난해 코스피 건설업 지수는 첫 거래일인 1월2일 71로 시작해 1·3 부동산 대책과 미분양 등 주택 지표 개선, 해외 수주 확대 기대감 등으로 6월19일 81.61까지 올랐다. 

그러나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 후폭풍과 부동산 경기 침체에 이어 연말에는 태영건설 발(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우발채무 이슈로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연초보다 3%, 연 고점 대비 12.5% 내린 채로 해를 마무리했다.

올해 들어서도 전 거래일 대비 하락으로 시작한 건설업 지수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위한 추가 자구 계획을 내놓은 지난 9일과 재건축·재개발 규제 개선을 통한 도심 공급 확대 등이 담긴 '1·10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10일 이틀 연속 상승했다가 11일부터 다시 5거래일째 내림세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이후 정부가 비교적 빠르게 우호적인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대책 주요 골자가 당장의 부동산 경기 회복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상승 국면으로 전환 시 더욱 빠르게 업황이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여 단기적인 효과는 높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절차에 착수하면서 앞으로 건설사들의 PF 현장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투자 업계는 본격적인 PF 구조조정을 앞두고 건설업종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PF 구조조정은 긴 흐름으로 보면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현재 건설사들의 매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 부문이 위축될 것이라는 견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기간 건설사 수주잔고와 매출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주택 도급 사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2023년에 무너진 신규 주택 착공 사이클은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PF 현장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민간 주택 착공 사이클이 다시 도래할 때까지 업종 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섹터 유동성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며 "섹터 전체적으로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인한 ROE(자기자본이익률) 감소 가능성이 높아진 시점이다 보니 섹터 비중에 대해 상반기는 여전히 중립 의견을 유지한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택 외 해외나 신사업 등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낼 업체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하방 리스크가 제한됐음에도 높아진 금리 및 개발원가 부담 속 주택 부문 상방에는 한계가 있다"며 "결국 건설업종 실적 및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상향을 이끌 부문은 해외 부문이나 신사업일 것이며 해당 업체들의 주가 상승 여력이 클 전망"이라고 봤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