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제주당근 200t 수매…농가 '상생'
현대백화점, 제주당근 200t 수매…농가 '상생'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4.01.1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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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량 급증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판로 지원
단체급식 메뉴·케이크 등 활용…할인행사 개최
한 고객이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베즐리(VEZZLY)' 무역센터점에서 제주산 당근이 사용된 '제주 당근 케이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한 고객이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베즐리(VEZZLY)' 무역센터점에서 제주산 당근이 사용된 '제주 당근 케이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이 제주산 당근을 대량 매입해 당근의 수요·공급 안정화를 돕고 소비 촉진에 나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으로부터 ‘제주 왕 당근’ 200톤을 매입한다고 15일 밝혔다.

매입 규모는 현대그린푸드 월평균 당근 사용량의 2배에 달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이지웰 등 주요 계열사의 유통 역량을 활용해 당근 소비를 촉진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먼저 현대그린푸드의 주력 사업인 단체급식 분야에서 당근 사용을 늘릴 예정이다. ‘당근라페 두부면 월남쌈·당근퓨레를 곁들인 오리스테이크·당근 뢰스티(스위스식 전 요리)’ 등 당근을 활용한 다채로운 글로벌 메뉴를 개발해 고객사에 제안한다.

현대그린푸드는 운영 중인 식음료(F&B) 브랜드를 통해서도 제주산 당근을 활용한 메뉴를 확대한다.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베즐리(VEZZLY)’에서는 제주산 당근을 활용한 ‘제주 당근 케이크’를 이달 18일부터 3월까지 한정 판매한다. 덴마크 프리미엄 즉석 착즙주스 브랜드 ‘조앤더주스(JOE & THE JUICE)’는 당근과 레몬, 사과를 갈아 만든 신메뉴 ‘고어웨이닥’을 오는 15일부터 판매한다. 기존 인기 메뉴인 ‘베지포커스’에 사용되는 당근도 제주산으로 대체해 제공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의 유통망도 적극 활용한다. 현대백화점은 당근 소비 촉진을 위한 상생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오는 18일까지 경인·충청 지역 12개 점포 식품관에서 ‘농가돕기 당근 상생 특가전’을 열고 제주 왕 당근을 할인 판매한다. 백화점 우수고객용 라운지에서도 제주산 당근을 활용한 디저트를 제공하는 등 당근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방안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현대홈쇼핑은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채널 ‘쇼라’를 통해 ‘제주 당근 산지라이브’ 진행을 검토 중이다. 국내 1위 토털 복지 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은 2500여개 고객사의 약 300만명 임직원을 대상으로 ‘당근 할인 기획전’을 연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제주산 당근을 대량 매입하는 것은 지난해 제주도 당근 생산량이 예측치를 훨씬 뛰어넘게 생산되며 ‘풍년의 역설’의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 태풍들이 모두 제주도를 빗겨가며 제주산 당근 작황이 크게 좋아 수확량이 재작년과 비교해 85% 가량 급증했다. 연간 소비량이 일정한 당근은 생산량이 늘면 오히려 농가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당근 매입을 통해 제주 당근 농가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고 고객들에게는 고품질 당근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역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 식자재 경쟁력도 높일 수 있는 상생 활동을 지속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