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PF 악재에 실적 난항…지난해 '1조 클럽' 없을 듯
증권사, PF 악재에 실적 난항…지난해 '1조 클럽' 없을 듯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1.0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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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분기比 40% 감소 추정…"충당금 추가 적립에 컨센서스 하회 전망"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주요 증권사 4분기 실적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악재 등에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 7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은 총 74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4분기(5086억원)보다는 45.8% 늘어난 수준이지만, 직전 분기인 2023년 3분기(1조1812억원)보다는 37.2% 줄어든 규모다.

특히 키움증권은 4분기 106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이 예상됐다. 지난해 10월 '영풍제지 사태'로 인해 미수금 관련 손실 약 4300억원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삼성증권(이하 전망치 1557억원)과 메리츠증권(1250억원)도 직전 분기 대비 20% 이상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금융지주 역시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72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20% 가까이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는 흑자전환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로, 주력 계열사인 증권 수익 비중이 50~80%까지 차지한다.

반면 NH투자증권(1623억원)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37%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1865억원)과 대신증권(460억원)은 각각 전 분기 대비 8∼9%라는 한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4분기 증권사들 실적은 PF 등 국내외 부동산 이슈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2월28일 태영건설은 금융기관에 빌렸던 3조원 규모의 부동산 PF 대출을 갚지 못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워크아웃은 부도로 회사가 쓰러질 위기에 처해있는 기업 중 회생시킬 가치가 있는 회사를 살려내는 것을 말한다.

한국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금융권 내에서 증권업종의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1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원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태영건설에 대한 직접 대출 규모는 약 22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4분기 전체로 봤을 때는 증권사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실적도 부진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지난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연간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속할 증권사는 전무할 것으로 무게가 실린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4분기 실적은 해외 투자자산으로부터의 평가손실·손상차손과 PF 관련 충당금 적립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컨센서스(전망치)를 대체로 하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순수수료이익은 4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 분기 대비 28.6% 감소한 16조5000억원에 그치면서 전 분기 대비 18.3% 감소할 전망"이라며 "이자 손익도 신용공여 잔고 정체로 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