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총선 불출마 선언… "국민의힘, 민주적인 정당 아냐"
김웅, 총선 불출마 선언… "국민의힘, 민주적인 정당 아냐"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4.01.0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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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안 하면 안 했지, 李 신당 합류 안 해"
"대통령실, 한동훈 움직일 공간 마련해 줘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회에서 2024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회에서 2024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국민의힘이 민주적 정당인지를 묻는다. 내 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국민께 표를 달라고 할 수 없다"고 불출마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체포동의안 포기 선언에 동참할 수 없다. 그것은 법률가로서 원칙과 보수주의 정신에 어긋나기 때문"이라며 "공천권 때문에 헌법상 제도를 조롱거리로 만드는 데 동참하지 않겠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국민의힘 당원에게 "우리 당이 가야 할 곳은 대통령의 품이 아닌 우리 사회 가장 낮은 곳"이라면서 "그것이 보수주의 정당의 책무이고,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어 "운동권 전체주의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바로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고, 이제 내가 가진 마지막 카드를 던진다"면서 "우리 당이 바로 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호소했다.

다만 이번 불출마 선언이 탈당은 아니라고 선 그었다. 

그는 당내 비윤계로 분류돼 왔는데, 이번 탈당 선언을 계기로 최근 이준석 전 대표가 창당 추진 중인 '개혁신당(가칭)'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자 확대 해석을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를 처음 시작한 당이 정치적 고향이라고 생각하는데, 정치적 고향은 함부로 버릴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면서 "당을 고쳐보려고 (이것 저것) 다 해봤지만 지금 생각했을 때 마지막 기회가 불출마 선언 아닌가, 생각해서 현역 국회의원이 불출마하면서까지 하고 싶어 했던 말들을 우리 당과 당원들이 깊이 들어주면 좋겠단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정치를) 안 하면 안 했지, 정치적 고향을 바꾸는 일은 없다"면서 "두 거대 정당이 반성을 해야한다. 국민의 선택 폭을 넓힌다는 의미에서 (이 전 대표의) 새로운 당을 응원한다는 입장"이라고 거듭 말했다.

향후 총선 국면에서는 당의 뜻에 따라 공약 개발을 하는 데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불출마 선언 계기 관련해 "가장 결정적 계기는 해병대원 사망사고 이후 수사단장에게 가해졌던 행태들을 볼 때부터 '과연 내가 생각하는 정치를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 정치인이나 국회의원들은 헌법상 제도라는 걸 우습게 여긴다. 심하게 얘기하면 고작 이재명 잡겠다고 헌법상 제도를 우습게 여기는 건 결단코 반대한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해서도 "홍범도 장군을 느닷없이 역사에서 끌어내려서 마치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그렇게 취급하는 것 자체가 우리 당이 상당히 우경화되고 있단 것"이라며 "그런 것들을 바꿔야 한다. 노동, 복지, 환경 이 세 가지 주제를 가져오느냐, 못 가져오느냐가 우리 당의 생존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봤다.

김 의원은 "'한동훈 비대위'에 (당의) 운명이 걸려 있다 봐야 한다"며 "한 위원장이 정말 고생하면서 전국을 도는 등 활동을 많이하는데, 기자 간담회를 열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실에서 한 위원장에게 여지를, 움직일 공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왕 비대위원장으로 올렸으면 정말 대통령을 밟고 나갈 수 있을 정도의 힘과 권한을 부여해주는 게 맞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검사 출신 정치인으로 재직 시절 집필한 '검사외전'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2020년 새로운보수당 1호 영입인재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21대 총선에서 서울 송파갑에 출마, 당선됐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