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發 위기에 증권주 '폭락'…일주일 새 6.3%↓
부동산發 위기에 증권주 '폭락'…일주일 새 6.3%↓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1.0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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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77% 넘게 줄어…한투 11.1%, 미래에셋 6.8% 감소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신아일보DB)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신아일보DB)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증권주를 뒤흔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호황에 증권사마다 PF 전체 과정의 선점효과를 확보하기 위해 참여가 활발했는데, 미분양 증가 등 이유로 시장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KRX 증권 지수는 지난해 11월과 12월 업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실제 KRX 증권 지수는 11월엔 8.7%, 12월엔 4.0% 오르면서 두 달 동안 11.68% 상승했다.

그러나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을 시작으로 지속해서 우려됐던 부동산 PF 위기가 고조되면서 증권주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워크아웃은 부도로 회사가 쓰러질 위기에 처해있는 기업 중 회생시킬 가치가 있는 회사를 살려내는 것을 말한다.

KRX 증권 지수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신청한 지난달 28일(658.62)부터 이달 5일(617.38)까지 일주일 새 6.3% 떨어졌다. 거래량도 같은 기준 1930만주에서 442만주로 77.1% 급감했다.

특히 한국금융지주는 5일 종가 기준 5만4500원으로 12월28일(6만1300원) 대비 11.1% 하락했다. 

미래에셋증권도 같은 기준 7110원으로 12월28일(7630원) 대비 6.8% 떨어졌다.

키움증권 5.1%도 하락했으며 삼성증권 4.7%, NH투자증권 2.6% 등 증권주들이 내림세를 보였다.

증권주가 부동산 PF에 휘청이는 이유는 타 금융 업권에 비해 부동산 PF 연체율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사 부동산 PF 채무보증 규모는 지난해 9월말 21조7000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16%를 차지했다.

증권사들은 통상 직접 대출보다 채무보증 형태로 PF 자금을 지원해 왔는데, 부동산 사업이 지연 또는 무산돼 시행사가 PF 대출을 갚지 못하면 보증 증권사가 대신 돈을 변제해야 한다.

여기에 부동산 PF 연체율도 2022년 10.4%에서 2023년 9월말 13.9%로 뛰었다.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수치로, 돈을 빌려 가고도 원금이나 이자를 갚지 못해 연체한 사례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금리와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로 일부 대형 건설사 등 부실이 현재화되는 경우 금융시장 전반으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추가 금리 인상과 부동산시장 추가 침체 가능성이 높아 PF 위험이 단기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금융권 자금조달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증권사마다 충당금을 쌓는 등 부동산 PF 리스크 대비에 나서면서 증권주는 한동안 반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부동산 PF 우려 심화되며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큰 증권사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워크아웃 진행 시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의 건전성 분류에 따른 충당금 적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증권업 4분기 실적은 해외 투자자산으로부터의 평가손실·손상차손과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적립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컨센서스(전망치)를 대체로 하회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