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위기②] 건설사 자금 조달 경색 우려…업계 전체 위기설은 '무리'
[부동산PF위기②] 건설사 자금 조달 경색 우려…업계 전체 위기설은 '무리'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4.01.04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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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내 기피 현상·부정적 인식 확산…단기 유동성 확보 어려울 수도
'잠재적 부실 해소'로 보는 시각도…문제 확대 아닌 '해결' 시발점 기대
업계 "기업별 사업 형태 다 달라…철저한 리스크 관리 기조 확산할 것"
서울시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강동구 한 건설 현장(*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DB)

시평 16위 중견 건설사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PF 우발 채무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든다. 신아일보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기까지 과정과 앞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살피고 수면 위로 떠오른 건설 유동성 문제의 실태를 진단했다. <편집자 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당분간 건설업계 자금 조달 시장이 경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에 PF 대출에 대한 기피 현상과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면서 건설사들이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란 견해다. 다만 이번 사태가 그간 누적된 부동산 PF의 잠재적 부실을 해소하기 위한 시발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업계 전체로 위기가 번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업계는 기업별 사업 형태가 다른 만큼 업계 전체 위기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 기조가 확산할 수 있다고 봤다.

4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달 28일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 신청과 관련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안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부동산 PF 사업 추진의 주된 요소는 각 사업장의 사업성인 만큼 이번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다른 건설사 PF 사업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PF 연착륙 기조를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증권사 건설업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권에서 PF 관련 기피 현상이 심화해 관련 대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견해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금융시장 내에서 건설 및 부동산 PF 관련 업종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건설사들의 경우 당분간 신규 자금 조달은 물론 기존 차입금 등의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보고서에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이 맞물려 중소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단기 유동성 자금 확보가 중요해진 가운데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단기사채 조달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적었다.

다만 태영건설 사태가 그간 쌓여온 PF 관련 부실을 해소하기 위한 첫걸음이 돼 이번 PF 위기가 업계 전체로 번지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사태는 그간 누적된 부동산 PF의 잠재적 부실을 해소하면서 연착륙시키기 위한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문제 확대보다는 문제 해결을 위한 시발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건설업계도 태영건설의 PF발(發) 유동성 위기가 업계 전체로 번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PF 대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 중이고 이에 따라 금융권의 대출 제한 기조가 이어질 수 있어 사업 계획을 보수적으로 세우는 회사가 많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 업계가 큰 리스크로 느끼지는 않는 것 같지만 20~30위권 건설사가 워크아웃을 추가로 신청하게 되면 그땐 충격이 클 수 있다"며 "금융권에서 PF 대출을 이전보다 줄일 가능성도 있는 만큼 올해 수주와 사업 계획 등을 보수적으로 트는 회사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B 건설사 관계자는 "회사마다 사업장 상황이나 규모, 유형이 다 다른 만큼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업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PF 관련 리스크를 꾸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끝>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