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부회장직 폐지·슬림화로 상생금융 전열 정비
4대 금융지주, 부회장직 폐지·슬림화로 상생금융 전열 정비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1.0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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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전담 조직 신설 등 조직개편 마무리
(왼쪽부터)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외경(사진=신아일보DB)
(왼쪽부터)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외경(사진=신아일보DB)

금융지주가 부회장직 폐지, 군살 뺀 조직개편 등 전열을 다지며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다. 

최대 실적에도 '이자 장사' 등 날선 비판엔 아예 상생금융 전담 조직을 신설해 사회적 역할 강화 의지를 내비치고, 영업진용 정비와 디지털·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는 부회장직 폐지, 상생금융 전담 조직 확대 및 신설 등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우선 KB금융그룹은 부회장 직제를 폐지했다. 

아울러 기존 10부문 16총괄 1준법감시인 체계를 3부문 6담당(총괄) 1준법감시인으로 대폭 슬림화했다.  

이에 따라 기존 3명의 지주 부회장 등이 총괄했던 10개 사업 부문 중 그룹 차원에서 보다 집중해야 할 디지털, 정보통신(IT), 글로벌, 보험은 독립된 부문으로 강화했다. 

계열사 간 시너지 체계가 정착된 개인고객, WM연금, 소상공인(SME), 자산관리, 자본시장, 기업투자금융(CIB) 조직은 계열사 자율 경영 체계로 재편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 디지털 접근성과 편의성 향상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KB스타뱅킹, KB부동산 등 디지털플랫폼을 담당하는 '디지털사업그룹'과 외부 플랫폼 기업과의 제휴·협업을 통해 다양한 뱅킹서비스를 제공하는 임베디드 뱅킹을 확산할 수 있도록 '임베디드영업본부'를 신설했다.

이밖에도 기존 'ESG본부'를 KB금융그룹의 상생 금융을 총괄하는 'ESG상생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하나금융그룹 또한 '3인 부회장 체제'를 폐지하고 '부문 임원' 조직 체제를 도입했다. 

상생금융 통합 전략 마련과 신속한 실행을 위해 기업그룹 내 '상생금융센터'도 신설했다.

또 소비자 가치 제고를 위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룹 관계사 간에 범그룹 차원의 협력을 추진하고자 '그룹손님가치부문'을 신설하고 산하에 기존 사업부문(개인금융·자산관리·CIB)을 본부로 편입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관련 혁신 기술을 내재화하고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기존 '그룹디지털부문' 산하 '데이터본부' 조직을 'AI데이터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이밖에도 그룹 대내외 인지도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기존 'IR팀'을 'IR본부'로 격상했다.

신한금융그룹은 11개 달했던 부문을 △그룹전략부문 △그룹재무부문 △그룹운영부문 △그룹소비자보호부문 등 4개로 줄여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다.

지주회사 경영진은 10명에서 6명으로 축소했다.

부문장과 파트장은 직위 관계없이 영역별 뛰어난 전문성을 보유한 사람을 배치해 직위가 아닌 직무 중심의 경영진 운영과 상호 간 수평적 문화 확산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계열사 신한은행에는 적극적인 상생금융 실천을 위해 상생금융기획실과 사회공헌부를 통합한 '상생금융부'를 신설했다. 

상생금융부는 신한금융 상생금융 활동을 지원하고 실행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며 동시에 ESG 관련 프로젝트들과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사회공헌사업을 실행할 예정이다.

현장 영업력 강화를 위해 △영업 채널 그룹장 확대 배치 △데이터 기반 솔루션 제시 '영업지원부문' 신설 △대면·비대면 채널 총괄 '채널부문'도 신설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앞서 지난해 3월 상생금융부를 신설하고 11월 상생금융 태스크포스팀(TFT)을 발족시켰다.

부사장과 전무, 상무로 나뉘었던 임원 직위 체계를 부사장으로 일원화하고 그룹 M&A를 담당하는 '사업포트폴리오부'는 기존 미래사업추진 부문에서 전략부문으로 재배치했다. 

이와 함께 그룹 시너지를 담당하는 '시너지사업부'는 기존 전략부문에서 새롭게 재편된 성장지원부문(기존 미래사업추진부문)으로, 기존 미래금융부와 디지털혁신부의 일부 기능을 재편한 '미래혁신부'는 디지털혁신부문(기존 디지털·IT부문)으로 재배치했다.

임종룡 회장 취임과 동시에 발족한 기업문화혁신 캐스크포스(TF)는 '기업문화리더십센터'로 확대 개편해 그룹 경영진 후보군 육성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역할을 부여했다. 기존 전략부문에 속했던 이사회사무국은 이사회 직속 조직으로 분리해 독립성을 더욱 강화했다.

우리은행에는 △이종산업과 제휴와 BaaS사업 확장을 위한 '신사업제휴추진부' △중견기업에 대한 맞춤형 금융지원 전담조직 △미래고객(8~20세)을 위한 전담조직 등을 신설했다. 

또한 은행도 부행장, 부행장보로 나뉘었던 임원 직위 체계를 부행장으로 일원화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지주 조직은 옥상옥을 만들면서 확대됐다"면서 "이제는 가산금리를 낮추는 등 비용을 줄여 국민과 상생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