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대학등록금까지… 서민 '등골 휜다'
고물가에 대학등록금까지… 서민 '등골 휜다'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3.12.2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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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학등록금, 최대 5.64% 인상 가능… 12년 만에 5%대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 효과↓… 등록금 동결기조 변화 우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대학 등록금 인상 법정한도가 역대 최고인 5.64%로 정해지면서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 여부를 두고 눈치작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이 현실화 할 경우 가뜩이나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학생 자녀를 둔 서민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교육부는 내년 대학 등록금 인상 법정한도를 5.64%로 공고했다.

이는 올해보다 1.79%p 오른 것으로, 대학 등록금 인상한도가 5%대가 된 것은 2012학년도(5.0%) 이후 12년 만이다. 또 정부가 등록금 인상 상한을 공고한 2011학년도(5.1%)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2012학년도 이후 대학 등록금 인상한도는 하락해 2017학년도에는 1.50%를 기록했다. 2022학년도에도 1.65%로 1%대를 기록했지만, 고물가 영향으로 2023학년도에 4.05%로 급상승했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2024학년도 등록금 인상 한도를 정하는 기준이 된 2021∼2023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76%였다.

특히 교육부는 학부 등록금을 조금이라도 올리는 대학은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지원받을 수 없도록 해 대학들의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도해왔다.

하지만 고물가 직격탄을 맞은 올해부터는 사뭇 양상이 달라졌다. 일부 대학에서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포기하더라도 상한만큼 등록금을 인상해서 확보할 수 있는 재정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 금액은 대학 규모에 따라 많은 곳은 30억원 이상, 적은 곳은 2억원 안팎이다. 올해 초 사립대 최초로 등록금을 3.95% 인상한 동아대도 등록금 인상분(50억여원)과 국가장학금Ⅱ유형의 지원금(20억여원)을 따져본 결과 등록금 인상으로 인한 수입이 30억원가량 더 많다고 판단했다.

동아대를 포함해 올해 학부 등록금을 인상한 4년제 일반·교육대는 총 17곳이다. 내년에는 등록금 인상 한도가 더 오르는 만큼 등록금 인상이 더 본격화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교육부는 내년 국가장학금 Ⅱ유형 예산을 500억원 늘리는 방안 등으로 동결 유도 정책을 유지해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는 대학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론 등록금 인상이 대학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반발도 적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학이 늘어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대학의 등록금 동결·인상 등 여부는 빠르면 이달 말부터 내년 초까지 각 대학의 등록금심의위원회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대학이 등록금을 올려야 할 필요성은 느끼지만 지역 소재 대학은 학생 모집이 더 어려워질 것을 걱정하는 면이 있다”며 “대학별로 인상 여부가 극명하게 양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