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2%대 물가 목표치, 내년 말 돼야"
이창용 한은 총재, "2%대 물가 목표치, 내년 말 돼야"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12.2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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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립적 시장 평가 통해 금리 정책 판단할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2%대 물가 목표치로 도달하기까지는 상당 기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대해 기자에게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올 한해를 뒤돌아보면 인플레이션 둔화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여전히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미국 등 주요 국가 역시 물가상승률 하향을 전망하며 인플레이션 종료 선언은 섣부르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노동 비용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국제유가, 원자재 추이 등 향후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이 총재 발언은 미 FOMC가 내놓은 내년 중립 금리 전망을 근거로 시장에서 내년 세 차례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 기준금리 역시 동반 하락할 것이란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한은의 통화 정책 기준이 되는 물가 역시 예상보다 둔화세가 더딘 상황이 나오면서 여전히 긴축적인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면, 지난해 큰 폭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연초 5.0%에서 7월 2.4%까지 빠르게 둔화한 후 8월부터 유가·환율·농산물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상당 폭 반등하며 10월에는 3.8%까지 높아졌다. 다만 유가·농산물가격이 다시 하락하며 11월 3.3%로 낮아졌다. 

한은은 2%대 물가 목표치 도달 시점을 이르면 내년 연말, 늦으면 2025년 상반기까지 상당 기간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도 물가상승률은 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수요측 압력이 약화된 가운데 공급충격 영향도 점차 줄어들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 상승률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걸음(last mile)은 지금까지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파월 의장 발언은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않아도 현 수준의 긴축을 유지하며 시간을 가지고 지켜보자는 의도로 해석된다"면서 "다만 시장의 과잉 해석과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연준의 금리 인하 발언과 시장의 과잉 해석이 국제 금융 시장의 안정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통화 정책에 긍정적"이라며 "환율과 자본 등 금융 시장 불안정이라는 불리한 조건이 개선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독립적 시장 평가를 통해 금리 인상과 인하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