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체크카드…간편결제 확산에 경쟁력 ‘뚝’
사라지는 체크카드…간편결제 확산에 경쟁력 ‘뚝’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12.20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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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후 해마다 감소…최근 5년간 650만매↓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카드사 체크카드가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다. 체크카드는 한때 직장인에게는 연말정산 절세 수단으로, 학생에게는 용돈 카드로써 수요가 높았지만, 최근 들어 인기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 비중이 늘어난 데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등 새로운 결제 수단이 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대면 거래에 집중된 한계 탓에 체크카드 매력이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체크카드 총 발급매수는 1억493만매다. 이는 전년 동기(1억546만매) 대비 0.5%(53만매) 줄어든 규모다. 

국내 체크카드 총 발급매수는 2018년 말 1억1143만매로 고점을 찍은 후 줄곧 감소세를 보여 지난 5년여간 650만매가 사라졌다. 체크카드를 새로 발급받는 사람이 적고, 기존에 보유하던 카드조차 해지한 금융소비자가 많았다는 의미다. 

2000년부터 국내에 도입된 체크카드는 만 12세 이상 예금계좌만 갖고 있다면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는 결제 수단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실물 카드 필요성이 현저하게 줄었고 각종 간편결제 서비스도 늘면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실제 한국은행 ‘2022년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건수는 일평균 2342만건으로 전년(1981만건) 대비 18.2 증가했다. 하루 평균 이용금액 역시 같은 기간 6065억원에서 7326억원으로 20.8% 늘었다.

체크카드 수익성 역시 발급량 감소로 이어졌다. 신용카드와는 달리 연회비가 없는 체크카드는 고정 수입이 없어 수수료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가맹점 수수료는 신용카드보다 낮고, 카드사 주 수입원인 카드론, 현금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어 추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체크카드 발급량을 늘리는 데 목을 맬 유인이 부족한 셈이다.

체크카드 주 이용층인 청소년과 사회초년생 인구가 지속 줄어든 점도 체크카드 발급량 감소에 한몫했다. 

통계청 장래 인구 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5~25세 인구수는 10년 전인 2013년 674만4000명에서 올해 519만6000명으로 줄었다. 오는 2030년에는 464만9000명까지 쪼그라들 전망이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체크카드에 대한 전체 수요층은 점점 더 얇아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다만 카드사들은 체크카드를 아예 퇴출하는 데 부정적이다. 특히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는 은행과 금융상품 연계 등 이유로 체크카드 발급량 감소를 최소화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소비자가 계열 은행 계좌를 이용하는 데 활용되고, 향후 체크카드 이용자가 신용카드로 전환할 가능성이 큰 만큼, 미래 소비자 확보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