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혁신위-지도부 갈등 고조… 총선 체제 급전환하나
與 혁신위-지도부 갈등 고조… 총선 체제 급전환하나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12.0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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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 조기해산·비대위 전환 등 거론하며 압박
김기현, '희생안'에 "당, 계속 혁신해나갈 것"
金체제 유지 속 '한동훈·원희룡' 삼두체제 전망
11월22일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식이 서울 동작구 현충원에서 열린 가운데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오른쪽)가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인사를 나눈 뒤 돌아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월22일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식이 서울 동작구 현충원에서 열린 가운데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오른쪽)가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인사를 나눈 뒤 돌아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혁신위원회가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의 희생을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두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혁신위의 혁신안과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셀프 공천관리위원장 추천' 통보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혁신위는 지난 4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에 '지도부·중진·친윤계 의원 22대 총선 불출마·험지 출마'를 포함한 혁신안을 공식 보고할 예정이었으나 불발됐다. 이날은 인 위원장이 지도부에 '공관위원장 추천' 답변을 요구한 날이기도 하지만 이 역시 큰 반향이 일지 않았다.

이에 혁신위는 7일 예정된 최고위 회의에 안건 상정을 다시 요청할 계획이어서 양측 간 격돌이 불가피하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5일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가 혁신위의 2호 혁신안인 '중진의원 희생'에 답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당헌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최고위원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배제된다"며 "최고위에서 그런 내용을 의결하면 가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혁신위는 사실 가장 중요하고 국민적인 관심을 끌 수 있는 '공천 관련 희생' 이 부분을 너무 빨리 터뜨렸다"며 "너무 오래 그 이슈에 혁신위안(案)이 매몰되면서 혁신위가 갖고 있는 본래 역할이 많이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당내 기류는 혁신위가 사실상 조기 해체 수순에 들어가 '빈 손'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런데 혁신위 내부에서는 오히려 '조기 해체' 보다는 앞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지도부와 혁신위 동반 해체' 등 더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단 기류가 감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 위원장과 의견을 주고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당은 끊임없이 혁신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혁신해가야 한다"고 에둘러 답했다.

저울이 지도부 쪽으로 기울었지만 여전히 지뢰는 남아 있다. 혁신위가 좌초될 경우 '보여주기식 혁신위', '김기현 지도부 시간끌기용' 등 비판에 휩싸일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당은 총선을 앞둔 만큼 저명한 '새 인물'을 대폭 기용해 쇄신·혁신 의 이미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하게 언급되는 건 '한동훈-원희룡-김기현' 삼두 체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 장관'이다. 특히 원 장관은 전날 개각 명단에 포함돼 '이재명 저격수'로서 출마가 확장되다시피 했고, 한 장관은 '원 포인트 개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정치권에 입문할 가능성이 크다.

한·원 장관을 통해 '인물론'을 일으켜 국민 이목을 모으고, 당내 사정을 잘 아는 중진 김 대표가 이들을 뒷받침하며 안정적으로 총선 정국을 헤쳐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