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위례신도시 주민 "다 해 봤지만 안 돼…방법은 행정통합뿐"
[인터뷰] 위례신도시 주민 "다 해 봤지만 안 돼…방법은 행정통합뿐"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3.11.29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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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걸 위례 서울편입시민모임 공동대표' 일문일답
"각종 시설 이용 불편…지자체에 하소연해도 소용없어"
"지리적 특성 고려해 성남·하남보다 서울 편입 합리적"
서울시 송파구와 경기도 성남·하남시로 나뉜 위례신도시. (자료=브이월드)
서울시 송파구와 경기도 성남·하남시로 나뉜 위례신도시. (자료=브이월드)

서울 주변 도시들의 서울 편입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위례신도시 안에서 서울 송파구 주민과 한 지붕 세 가족으로 살아가는 성남·하남시 주민들도 서울 편입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행정구역 분리로 불편한 생활을 10년 넘게 지속하고 있다는 위례 주민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버스 이용부터 보건소, 경찰서, 우체국 등 각종 공공시설 이용까지 불편을 호소한다. 관련 지자체에 지속해서 민원을 제기했지만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한다. 사실상 서울 생활권인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서울로 행정구역을 통합해 주민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음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위례신도시 행정구역 통합 요구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이호걸 위례신도시 서울편입시민모임 공동대표 겸 위례신도시 행정통합추진위원회 회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Q 얼마 전 기자회견에서 서울 버스는 위례신도시 서울 구역만 운행한다고 했는데 어떤 상황인가?

"위례신도시로부터 반경 1㎞ 내에 서울 버스 차고지가 3개 있다. 송파차고지, 장지차고지, 마천차고지다. 그래서 서울 버스를 위례신도시로 한 바퀴 돌아 나가게 해달라고 수차례 서울시 교통정책과와 버스 관련 주관 팀에 민원, 방문, 협의 등 방법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행정구역이 서울이 아닌 지역에는 서울 버스가 들어갈 수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서울 버스는 서울시민들을 위한 교통수단이지 위례신도시라 하더라도 경기도 하남과 성남을 위한 교통 시설은 성남과 하남 지방자치단체에서 준비해 운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계속 받았다."

Q 그렇다면 성남·하남시 버스를 이용하면 되는 것 아닌가?

"성남과 하남 버스들이 서울 버스 총량제 때문에 서울 지역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위례신도시가 성남과 하남의 원도심에서 약 15~20㎞ 떨어져 있다. 그럼 원도심에서 버스가 출발해 위례신도시까지 한 15㎞ 정도 오면 짧게는 40분, 길게는 1시간 정도 걸린다. 위례에 도착한 버스들은 주로 위례신도시 주변 주요 거점역인 복정역, 그리고 장지역, 거여·마천역으로 가는데 그 거리가 불과 1㎞ 이내, 불과 두 정거장이다. 두 정거장 가고자 하는데 한 시간 거리의 경기 버스가 와서 위례 성남·하남 주민들을 거점역으로 내려다 준다. 그러다보니 아침 출근 시간에 배차 간격이 길게는 20분, 25분 정도 된다. 위례신도시 성남·하남 지역에 사는 약 9만 명 주민 중 6만 명 정도가 서울로 출퇴근하는데 제 때 버스를 타지 못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례통합추진위 이호걸 회원(왼쪽 세 번째)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위례신도시 행정구역 통합 요구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이용 국민의힘 의원실)
이호걸 위례통합추진위 회원(왼쪽 세 번째)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위례신도시 행정구역 통합 요구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이용 국민의힘 의원실)

Q 서울·하남·성남 버스를 위례신도시 안에서 연계 운영할 순 없나?

"서울 버스가 넘어 오려면 하남시와 성남시의 허가를 득해야 한다. 또 성남시, 하남시 버스들이 서울 버스가 성남·하남 지역으로 들어오는 걸 반대한다. 성남·하남 버스가 원도심에서 15㎞ 이상 운행해서 위례신도시까지 왔는데 성남·하남 사람들을 서울 버스가 다 싣고 가버리면 빈차로 운행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성남·하남 버스는 서울 버스가 성남·하남 지역에 들어오는 걸 반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피해를 보게 된다."

Q 공동시설 이용도 어렵다고 했는데 어떤 상황인가?

"위례신도시에는 일단 보건소가 없다. 성남·하남 주민들이 각종 보건 혜택을 받으려면 원도심 보건소까지 가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비단 보건소 문제뿐만 아니고 파출소 문제도 그렇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경찰서 도움도 받아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사실 성남·하남시 원도심에 있다보니까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많다. 우체국도 성남우체국, 하남우체국에서 기본적인 것들은 배달이 되지만 만약 맞벌이 부부들가 집에 없을 때 집배원이 두 번 왔다 가면 우편물을 원도심으로 찾으러 가야한다."

국토교통부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서울시는 위례신도시 하남 지역 주민 교통 편의를 높이고자
국토교통부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서울시는 위례신도시 하남 지역 주민 교통 편의를 높이고자 버스 노선 신설 계획을 지난 2월21일 발표했다. (자료=국토부 보도자료)

Q 지금까지 얘기한 생활 불편 때문에 행정구역 통합을 요구하는 것인가?

"위례신도시가 생기게 된 배경을 보면 서울 강남의 주택 수요를 조금 분산시킬 목적이 있었고 원래는 송파신도시로 계획됐었다. 신도시 개발 지역이 서울과 성남, 하남으로 구분돼 있었고 처음에는 행정통합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도시개발 후 세수 확보를 생각한 기초지방자치단체장들이 쉽게 행정구역 통합에 응해주지 않았다. 그렇게 통합되지 않은 채 도시가 개발됐고 그로 인해서 주민들은 세금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행정서비스를 못 받고 있다. 그런 불편함이 야기됐기 때문에 애시당초 계획됐던 송파신도시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놔 달라는 얘기다."

Q  행정구역 통합 대신 실질적인 생활 불편 해소가 가능하다면 수용 의사가 있나?

"불편 해소를 주민들이 10년동안 추진했었다. 10년동안 추진했는데 안 됐다. 안 되기 때문에 행정통합을 원하는 거다. 계속 지방자치단체에 버스를 확충해달라하고 공공시설을 같이 이용하게 해달라고 수차례 민원 제기 했지만 결국은 지방 행정이 타 지역까지 넘어가지 못한다는 한계에 봉착했다. 한계에 부닥쳐서 결국은 행정통합이라는 큰 틀이 완성돼야 위례신도시에 사는 주민들이 같은 혜택을 본다는 결론을 내렸다."

Q 성남시나 하남시로 통합하는 방법도 수용할 수 있나?

"위례시도시는 남한산성을 싸고 있는 청량산과 영장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성남·하남 원도심과 기본적으로 분리돼 있다. 산이 가로 막고 있기 때문에 지역만 단일 행정이지 서비스는 안 된다는 얘기다. 지리적 거리를 극복할 수 없다는 거다. 성남도 똑같다. 영장산으로 인해서 수정구청이 꽤 떨어져 있다. 그리고 여기 경제 활동 인구의 상당수가 광화문, 시청, 여의도, 강남 등 서울로 출근한다. 그래서 사실 생활권으로 놓고 본다면 서울 생활권이다. 그래서 서울 쪽으로 통합되는 게 가장 합리적이다. 아니면 단일 행정구역으로 만들어달라는 거다. 단일 행정구역은 성남, 하남, 서울 송파에 있는 위례신도시 인구 12만5000명을 분리해서 위례구로 만들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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