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벽 못 넘었지만… 尹정부 외교 지평 넓혔다
'오일머니' 벽 못 넘었지만… 尹정부 외교 지평 넓혔다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3.11.2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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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6개월 유치전 동안 BIE 회원 182개국 대부분 만나
강대국 위주→아프리카·남미·태도국 등 외교 범위 넓혀
'원팀 코리아' 재가동도 성과… 대통령실 "민관이 노력"
(사진=대통령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총력을 기울였던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가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에 막혀 결국 실패했다. 

그럼에도 유치전 과정에서 외교 지평을 대폭 확대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앞서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팔레 데 콩그레 디시'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무기명 투표를 진행한 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119표, 한국 부산 29표, 이탈리아 로마 17표를 각각 획득했다.

사우디가 투표 참여국의 3분의 2 이상 득표하면서 결선 투표 없이 곧바로 개최지로 결정됐다. 한국과 이탈리아에 앞서 일찌감치 막강한 자본력을 내세워 유치활동을 펼친 결과다. 

이에 우리나라는 비록 실패했지만 대통령실은 지난 1년6개월간 이어진 유치전으로 거둔 성과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BIE 회원 182개국 대부분을 만났다는 데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윤 대통령은 올해만 해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엔(UN) 총회 등 다자회의 때마다 정상들을 만나 '부산'을 홍보했다. 

뉴욕 유엔 총회를 계기로 닷새간 41개국(유럽 13개국·아시아태평양 8개국·중남미 9개국·아프리카 및 중동 11개국)과 릴레이 양자회담을 갖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만난 정상·정상급만 해도 96개국 462명에 달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112개국 203명을 만났다. 

과거 미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유럽 등 강대국 위주 외교에서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남아메리카, 카리브, 태평양도서국에 이르기까지 교류가 적었던 여러 나라들과 교류하면서 외교 범위가 확대된 셈이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지난 1년6개월 동안 유치전을 통해 마련한 외교 성과를 자산으로 키워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정부는 자연스럽게 경제협력은 물론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인적교류 확대 등 다양한 국가들과 협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투표 현장에서 자리를 지킨 한덕수 국무총리는 BIE 총회를 마친 후 "결과에 대해 단호히 받아들인다"면서도 "그동안 182개국을 다니면서 가진 외교적인 새로운 자산들을 더 발전시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유치전으로 '원팀 코리아'가 부각된 점 또한 성과로 기록된다. 

재계는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및 대한상의 회장을 중심으로 힘을 보탰다. 

4대 그룹 총수를 포함한 기업인들은 초장거리 출장, 30분 단위 회담 등 강행군을 펼쳤다. 13개 기업이 174개국 2807명과 교류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한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원팀 코리아'가 재가동 돼 사력을 다한 값진 시간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도 결과 직후 서면브리핑을 내고 "민관이 원팀으로 치열하게 노력했지만, 아쉬운 결과를 맞이했다"며 "부산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