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 올해 美 채권 4조원 매수…금리 인상 시작 전보다 3배 늘어
국내 투자자, 올해 美 채권 4조원 매수…금리 인상 시작 전보다 3배 늘어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11.2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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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에 투자 확대…시장 환경 '변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내 투자자들이 올해 미국 채권을 4조원가량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이 시작되기 전보다 3배 넘게 늘었다. 이들은 내년 금리 인상 종료 후 인하를 기대하며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22일 기준 최근 1년간 미국 채권을 약 4조원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 인상을 시작하기 전(2021년, 약 1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약 세 배가 넘는 차이다.

통상 채권은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은 오른다.

이들은 앞으로 금리 인상 종료 후 인하를 기대하면서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26일(현지시간) 시카고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 참가자 23.1%는 내년 3월부터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지난 24일 아구스틴 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부분 중앙은행 금리 인상을 거의 끝낸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채권은 금리가 올라 채권값이 하락하더라도 팔지 않고 만기까지 그대로 보유하면 투자 원금을 건질 수 있어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특히 미국 국채는 안전 자산으로 불려 미국 정부가 부도나지 않는 한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5.50%다. 이는 금리 인상을 시작한 2021년 12월 0.25%보다 5.25%포인트(p) 오른 것이다. 한국 기준금리는 3.50%로 미국보다 2%p 낮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채권을 사는 방법은 미국 정부 공식 사이트와 국내 증권사에서 장외채권 매수,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그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을 살펴보니 미국 장기채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 10년 채권 장기채는 금리가 10%p 내리면 가격이 약 10%로 크게 오른다. 만기 30년 채권이면 30% 상승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1년 동안 '디렉시온 데일 20+ 이어 트레저리 불 3X ETF(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ETF)'를 약 1조4861억원어치 가장 많이 사들였다.

다음으로 '아이쉐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 ETF(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를 총 4793억원 매수했다. 이어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트레저리 본드 바이라이트(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BUYWRITE)를 3290억원 사들였다.

다만 증권가는 당분간 시장환경은 비우호적일 것이라 전망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앞으로) 부정적으로 볼 수 없지만 좋다고 보기도 힘들다"며 "미국 국채 공급과 수요 환경이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량은 많이 증가했고 발행 시장 수요가 견조하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시장 참가자들의 행보도 크게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