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사단] 구광모, 과감한 CEO 물갈이…김동명·문혁수 ‘등극’
[LG사단] 구광모, 과감한 CEO 물갈이…김동명·문혁수 ‘등극’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11.2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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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친정체제 구축, 젊은사장단 전진배치..."미래준비"
2인자 권영수 퇴진…권봉석·신학철 부회장 2인 체제 ‘재편’
LG그룹, 2024 임원인사 마무리…신규임원 평균연령 ‘49세’
구광모 LG 회장.[사진=LG]
구광모 LG 회장.[사진=LG]

취임 6년차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과감하게 CEO들을 교체하며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선대 회장시절 6인의 부회장 중 마지막 인물인 권영수 부회장을 떠나보냈고 김동명 사장과 문혁수 부사장을 새롭게 사장단에 등극시키며 사업진영을 재정비했다.

24일 LG에 따르면, 이달 22~24일 실시된 2024년도 임원인사의 전체 승진규모는 총 139명, 신규 임원은 99명이다. 규모는 전년(승진 160명, 신규임원 114명) 대비 작았지만 3명의 CEO가 물갈이 되면서 비중 있는 인사가 단행됐다.

LG 관계자는 “성과주의와 미래준비라는 기조를 유지하되 지속성장의 긴 레이싱을 준비하는 리더십으로 인사를 단행했다”며 “분야별 사업경험과 전문성, 실행력을 갖춘 실전형 인재들을 발탁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1위 사업 달성에 필요한 장기적인 준비를 위해 해당 산업에서 성과를 내고 전문 역량을 갖춘 사업 책임자를 보임해 변화의 드라이브를 가속화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맞춰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44년간의 LG 생활을 끝내고 퇴진했다. 그의 사임으로 구광모 회장의 세대교체에 방점이 찍혔다. 권 부회장은 선대인 고 구본무 회장에 이어 구광모 회장을 보좌하며 경영승계를 도운 6인의 부회장 중 마지막 1인이다.

권 부회장의 퇴진으로 LG의 부회장단은 권봉석 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2인 체제로 재편됐다. 신 부회장은 구 회장 취임 첫해인 2018년 말 3M에서 영입한 인물이다. 권 부회장은 2021년 말 인사에 LG전자 최고경영자 사장에서 LG그룹 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으로 승진·이동했다. 이들은 이번 인사에서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왼쪽부터) 권봉석 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LG]
(왼쪽부터) 권봉석 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LG]

공석이 된 LG에너지솔루션 CEO에는 김동명 사장이 선임됐다. 그는 1998년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해 R&D, 생산, 상품기획, 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배터리 사업 최고 전문가로 2020년부터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아 수주를 늘렸다. 생산 공법 혁신,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에도 기여했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6분기 연속 적자인 LG디스플레이의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정 사장은 2019년부터 LG이노텍을 맡아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연 인사다. 기존 대표이사였던 정호영 사장은 퇴임한다. LG이노텍 CEO에는 최고전략책임자(CSO)인 1970년생 문혁수 부사장이 선임됐다.

LG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LG이노텍은 각각 69년생, 70년생의 혁신과 미래준비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준비된 CEO가 선임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며 “LG디스플레이는 B2B사업과 IT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갖춘 계열사 CEO가 이동해 OLED 중심의 핵심사업을 강화하고 차별화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선임된 최고경영진들은 구본무 선대회장 재임 당시 임원으로 발탁된 후 구광모 대표 체제에서도 중책을 맡았다”며 “차세대 경영인으로 지속 육성, 앞으로 LG의 고객가치 철학을 구현하고 회사를 성장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부사장.[사진=각사]
(왼쪽부터)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사장, 문혁수 LG이노텍 CEO 부사장.[사진=각사]

이번 인사에서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와 같은 49세다. 1980년대생 임원 5명 등 신규 임원의 97%(96명)가 1970년 이후 출생자다. 최연소 임원은 1982년생인 LG생활건강 손남서 상무다.

LG는 차별화된 미래 사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31명의 R&D 인재를 승진시키며 기술 리더십 확보에 집중했다. 그룹 내 R&D 임원 규모는 역대 최대인 203명(전년 196명)으로 확대됐다.

특히 ABC(AI·Bio·Clean Tech) 16명, 소프트웨어(SW) 8명 등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24명의 R&D 인재가 승진했다.

여성인재 발탁은 전체 승진자 수가 줄었음에도 지난해와 같은 규모를 유지했다. 9명의 여성 인재(여성 신규 임원 8명)가 R&D·사업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승진했다. LG의 여성 임원은 2019년 초 29명 대비 5년 만에 61명으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새로운 시각에서 외부 기술과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고 전문역량을 빠르게 보완하기 위해 올 한 해 △LG유플러스 사이버보안센터장 홍관희 전무 △LG CNS AI센터장 진요한 상무 등 총 15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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