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가 부른 첫 국빈… 21일 공식환영식·의회 연설
전방위적 산업 협력 강화 기대… 북·러 향해서 '경고장'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출국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영국 국빈방문에 돌입한다. 출국 전 진행된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영국과 안보, 경제 협력을 더 긴밀히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영국에 도착해 현지 동포들을 만나 격려할 예정이다.
이어 21일(현지시각)부터 국빈방문 공식일정을 시작한다. 양국 수교 140년을 맞아 찰스 3세 국왕의 초청으로 이뤄진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방문은 노무현·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 한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이자, 찰스 3세 국왕 즉위 후 첫 국빈이다.
국빈방문 첫 공식 일정으로 호스가즈(Horse Guards) 광장에서 열리는 공식환영식에 참석한다. 윌리엄 왕세자비 부부가 윤 대통령 부부의 숙소로 영접하러 온 뒤 공식환영식장까지 함께 이동하고, 이어 찰스 3세 국왕과 버킹엄궁까지 마차 행진하는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에는 영국 의회에서 양국 관계의 비전에 대한 영어 연설에 나선다. 윤 대통령이 외국 의회에서 외국어로 연설하는 것은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 이은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한영관계의 태동과 성장의 역사를 돌아보고, 양국이 함께 지향할 미래 비전과 협력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영국 국빈 방문 중에는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 '한-영 정상회담'도 개최될 예정인데, 양국간 미래협력 방향을 담은 '한영 어코드'문건도 채택된다.
특히 이번 국빈 방문에는 '한영 비즈니스 포럼'도 예정돼 있다. 순방에 동행한 우리 경제사절 70여 명을 포함해 양국 기업인 200여 명이 포럼에 참석한다. 원전과 방산 분야를 비롯해 바이오헬스, 우주, 반도체 등 전방위적인 산업 협력 강화가 기대된다.
윤 대통령은 영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한 영국 텔레그래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영국 방문에서 양국은 디지털·AI, 사이버 안보, 원전, 방산, 바이오, 우주, 반도체, 해상풍력, 청정 에너지, 해사 등 각종 분야에서 협력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며 "저와 동행하는 약 70여명의 경제사절단은 국빈방문 기간 동안 영국 기업들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해 활발히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북핵 위협,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긴장요인 등 지정학적 위기 요인을 꼽으면서 "동맹국인 미국을 비롯해 영국·호주와 긴밀한 안보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지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방미 때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았던 중국을 향해서는 다시 한 번 관계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증진하는 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우리 정부는 상호존중, 호혜 및 공동이익에 따라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 발전을 지향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에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유럽의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행위"라며 "러북 간의 불법 무기거래를 단호히 반대하며, 국제사회와 함께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3박 4일의 영국 순방을 마친 윤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로 이동해 막바지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도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