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혁신위 엇박자… 물밑 기싸움 '팽팽'
與 지도부-혁신위 엇박자… 물밑 기싸움 '팽팽'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11.15 1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요한 "尹, 소신껏 임무 끝까지 거침없이 하라 신호 왔다"
지도부 '침묵 시위'… 김기현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혼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연 '광복 100주년의 꿈, G3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연 '광복 100주년의 꿈, G3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중진 의원·당 지도부·친윤계 의원의 불출마 또는 수도권 출마를 권고한 이후 당 지도부와 엇박자가 연일 노출되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윤심(尹心)'까지 언급하며 중진 등의 수도권 출마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비치고 있다. 

인 위원장은 15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내가 여러 사람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뵙고 싶다고 그랬는데, 대통령에게 직접 연락온 건 아니고 돌아서 온 말이 '만남은 오해의 소지가 크다.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소신껏, 생각껏 맡아서 임무를 끝까지 (하라)'"며  "'우리 당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거침 없이 해라', 이런 신호가 왔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이 현재 혁신위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그에 대한 개입을 일절 않겠다는 취지의 뜻을 전했다고 언급했다. 

최근 당내 중진이자 친윤계 의원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나 김기현 대표 등이 혁신위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치자 '윤심'을 꺼내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당 지도부는 혁신위의 2·3호 혁신안에 대해 의결이나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대한 당내 윤리위원회 징계 취소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1호 혁신안(당내 대통합)'을 즉각 받은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혁신위 2호 안건은 주된 골자는△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의원 세비 감축 △현역의원 등 선출직에 대해 적정 평가 후 하위 20%에 대한 공천 배제로, 앞서 인 위원장이 권고한 '중진 의원 등 불출마 또는 수도권 출마'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이를 의결할 경우 권고를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의결을 미루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당 체질을 개선하고 당의 면모를 실현하기 위해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는 건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언론 등에 보도되고 그게 또 번복되거나 혼선을 일으키는 모습이 당을 위해서도 혁신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혁신위가 '전권'을 쥐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조기 해체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다만 사실상 '조기 해체'가 혁신위의 퇴각이 아닌 당 지도부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쓰일 공산이 크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당이 혁신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그것(조기해체) 밖에 없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고 여지를 뒀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