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22일 또 멈추나…노조, 2차 무기한 총파업 예고
서울지하철 22일 또 멈추나…노조, 2차 무기한 총파업 예고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11.1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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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사측에 정년퇴직 따른 충원 촉구
사측 “퇴직감축 불가피·경영효율화 필요”…피해는 시민 몫
서울교통공사 노조 파업 이틀째인 10일 오전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열차에서 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교통공사 노조 파업 이틀째인 10일 오전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열차에서 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오는 22일 2차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교통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지하철 노사는 ‘인력 감축’ 문제를 놓고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떠안게 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이하 공사노조)는 15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파업 계획을 밝혔다.

노조는 특히 정년퇴직 인력에 따른 현장 안전 공백을 우려해 사측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명순필 공사노조 위원장은 “공사 단체협약은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결원을 충원하도록, 신규 채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서울시와 공사는 법과 단체협약을 위반하는 것임을 알면서도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노사는 인력 감축 문제를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며 갈등을 빚어왔다.

사측은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경영정상화를 위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적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공사 전체 정원의 약 13.5%에 달하는 2212명을 감축해야 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사측은 이런 기본 입장에 변화는 없지만 지난 8일 열린 최종 교섭에서 올해 하반기 660명을 신규 채용하는 안을 제시했다. 당초 예정된 하반기 신규채용 규모는 388명이었다.

10일 서울 지하철 월드컵경기장역 앞 광장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 노조 총파업 2일차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0일 서울 지하철 월드컵경기장역 앞 광장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 노조 총파업 2일차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노조는 나홀로 근무 방지를 위한 2인1조 보장 인력(232명), 수탁업무 인력(360명), 정년퇴직 인력(276명) 등 총 868명을 더 뽑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측이 제시한 660명 신규채용 안에는 정년퇴직으로 발생하는 결원에 대한 대책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노조는 차량관리소 업무 자회사 위탁, 1∼4호선 구내 운전 업무와 특수차 운전 자회사 이관, 궤도 유지·보수 외주 위탁 등 ‘안전 업무의 외주화’에 반대하고 있다.

명 위원장은 사측이 추진하는 비핵심직군 외주화 계획과 관련해 “전체 직원을 다 외주화해도 적자 문제는 해소 안 된다. 적자 원인은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와 공사가 외주화하려는 업무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비용 절감을 위해 더 적은 인원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 안전사고가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측은 장기적 관점에서 정년퇴직을 통한 정원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퇴직 인원이 발생하면 단계적 업무 재설계 등을 통해 정원을 ‘자연 조정’해 나간다는 것이다.

명 위원장은 “공사가 진정성 있게 대책을 내놓으라는 절실한 심정으로 이틀간 경고 파업을 했지만 여전히 대안이나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며 “서울시와 사측이 대화와 협상보다 대결과 제압을 선택한다면 부득이 11월 22일부터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다만 노조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언제든 대화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파업 이틀째인 10일 오전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 승강장에 파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교통공사 노조 파업 이틀째인 10일 오전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 승강장에 파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번 2차 파업도 현실화할 경우 공사 3개 노조 가운데 가장 조합원이 많은 민주노총 서울교통공사노조만 참여하게 된다. 함께 사측과의 교섭에 참여했던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경고 파업에 불참한 데 이어 2차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지난해 공사와 교섭단의 협상 결과에 따라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는 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이 없어 파업에 참여할 수 없다.

서울시와 공사는 강경한 입장이다.

시는 전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명분 없는 파업을 즉시 철회하라”며 “파업을 이어 나가 시민 불편을 끼치는 경우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며 노조를 압박했다.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