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연말 앞두고 중저신용자 비중 맞추기 ‘안간힘’
인터넷은행, 연말 앞두고 중저신용자 비중 맞추기 ‘안간힘’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11.1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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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건전성 관리 부담…케이·토스뱅크 미달 전망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고금리에 따른 차주 부담 증가와 연체율 상승 등 녹록지 않은 영업환경 탓에 대출 확대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대출 비중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연말 목표치에 모두 미달한 상태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인터넷은행 전체 가계 신용대출에서 KCB(코리아크레딧뷰로) 기준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게 내준 대출 비율을 말한다.

인터넷은행은 비교적 신용점수가 낮은 금융소비자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한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2021년부터 매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를 제시하고 이에 맞춘 영업 활동을 펼치도록 유도하고 있다.

당국이 제시한 올해 인터넷은행별 연말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다.

카카오뱅크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분기말 기준 28.7%다. 전분기말 27.7%에서 3개월 새 1.0%포인트(p) 끌어올렸다. 연말까지 적극적인 대출 확대를 통해 남은 1.3%p를 충족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3분기 경영공시를 하지 않은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8월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각각 25.4%, 35.6%다. 연말 목표치와 비교했을 때 케이뱅크는 6.6%p, 토스뱅크는 8.4%p 각각 미달한 상태다.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비중 목표 달성 실패는 이전부터 있었다. 금융당국은 2021년 인터넷은행 각사에 3년 치 목표치를 부과했었는데, 2021년에는 3사 모두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토스뱅크가 실패했다.

만약 올해도 목표에 미치지 못한다면 케이뱅크는 2021년에 이어 두 번째, 토스뱅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실패다.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쉽사리 끌어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건전성 관리 때문이다. 최근 고금리 상황 장기화로 중저신용 대출 연체율이 급증하고 이에 따라 건전성이 눈에 띄게 악화하고 있다.

8월말 기준 인터넷은행 신용대출 연체율은 평균 1.30%로 지난해 말 대비 0.5%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은행 연체율 0.43%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인터넷은행은 올해 목표치를 달성한다고 해도 문제다. 금융당국은 매년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높이고 있어 인터넷은행의 부담은 증가할 전망이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는 2021년말 17.9%에서 2년 새 30%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각각 16.6%, 23.9%에서 32%, 44%로 확대됐다.

금융위원회는 내년도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를 정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한 상태다. 내년 목표치는 12월 중 나올 예정이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 영업환경에서는 힘에 부치는 부분이 있다”며 “업계에서는 목표치를 완화하거나 산정 방식을 변경하는 등 방안을 금융당국에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