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의 토레스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감성을 유지하며 전기차로 재탄생했다. 주행은 안정적이었고 동급 최강의 흡·차음재 적용으로 전기차 특유의 소음을 최소화했다.

최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만난 토레스 EVX는 편안한 승차감과 넉넉한 공간감이 돋보였다.

토레스EVX의 외관은 거칠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받았다. 전반적인 형태는 기존 토레스와 동일하게 특유의 각진 형태로 강인하고 볼륨감 있는 SUV를 구현했다. 또 전면부에 수평형의 LED 주간 주행등, 키네틱 라이팅 블록을 적용해 미래 전기차 이미지를 담았다.

내부에는 12.3인치 클러스터와 인포콘 내비게이션을 연결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었다. 슬림하고 와이드한 디자인으로 운전석에 탑승하니 시야가 넓다는 느낌을 받았다. 2열엔 폴딩 테이블이 설치돼 편리함을 더했다. 

특히 여유로운 적재공간이 인상적이다. 토레스EVX는 전장 4715밀리미터(mm), 전폭 1890mm다. 전장과 앞뒤 바퀴 간 길이인 축간거리(휠베이스)는 2680mm로 2열을 접지 않아도 839ℓ의 적재공간을 갖췄다. 2열을 모두 폴딩할 경우 1662ℓ의 공간이 나온다.

최저지상고가 175mm에 달해 오프로드 운행에도 특화됐다. 전기차 내부공간은 배터리가 많이 차지하는데 KG모빌리티는 중국 BYD(비야디)의 리튬 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 탑재로 부피를 줄인 덕분이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셀투팩’ 공법으로 단위 면적당 에너지 밀도를 20%까지 향상시킨다.

다만 본네트와 전면 차유리 사이 공간이 크다는 점은 불편하게 느껴졌다. 외부 주차 시 눈, 낙엽 등이 쌓일 우려가 있어 보였다.

시승은 인천 영종도 한 카페까지 편도 70km 거리를 왕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행은 상당히 쾌적했다. 총 24개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기능이 탑재된 덕분이다. KG모빌리티는 엔트리 모델에도 △긴급제동 보조 △차선 유지 △앞차 출발알림 경고 △전방추돌 경고 △부주의 운전 경보 △안전거리 경고 △차선이탈 경고 △전·후방주차 보조 경고 등을 기본 적용했다.

주행 중 에코모드로 주행해도 힘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진 않았고 스포츠, 컴포트 모드로 운행할 경우 더욱 빠른 가속 등 힘 있는 주행을 경험할 수 있었다. 또 차체가 묵직한 만큼 코너링에선 몸이 쏠리지 않게 잡아주는 느낌을 줬다. 토레스EVX의 최고출력은 207마력(ps), 최대토크는 34.6kgf·m다. 이는 내연기관의 토레스(170마력,  28.6kg·m) 보다 최고출력은 약 22%, 최대토크는 21% 상승한 수치다.

무엇보다 시승하는 동안 내연기관차를 운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전기차인 만큼 엔진이 조용했고 ‘덜덜덜’ 떨리는 내연기관차의 특징은 없었지만 전기차 특유의 ‘위잉’ 하는 고주파 소음도 내부에서 들리지 않았다. 또 바퀴가 노면과 마찰하며 전달되는 충격과 소리도 다른 전기차보다 훨씬 덜했다.

이는 토레스와 플랫폼을 공유한 만큼 기존 적용된 동급 최고수준의 흡·차음재를 그대로 계승한 영향으로 보인다. 토레스는 차체연결 각 부분에 구조용 접착제를 사용해 강성을 증대했고 A·B·C 필러에 동급 최대 발포패드 흡음재로 공명음 발생을 최소화했다. 또 노면과 바람, 우천 시 소음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차체 하부와 루프에 댐핑시트와 흡음재를 각각 적용했다.

HUD의 부재는 아쉬웠다. 운전 중 내비게이션을 보기 위해 오른쪽 하단으로 시선을 돌려야 했다. KG모빌리티는 모든 차량에서 HUD를 옵션으로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전면 패널에 차량·주행정보 대신 네비게이션 화면을 띄울 수 있어 불편을 조금은 해소할 수 있었다.

배터리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충전 84% 상태에서 에코모드로 70.1km를 달려 기착지에 도착하니 67%로 줄어 있었다. 1%당 약 4.12km를 달린 셈이다. 단순 계산하면 100% 충전 시 412km를 달릴 수 있다.

[신아일보] 장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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