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방위서 예산·의사일정 놓고 고성 오고 가...파행
여야, 국방위서 예산·의사일정 놓고 고성 오고 가...파행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11.08 14: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기호 "野, 회의 보이콧한다고 주장… 왜 거짓말 하는가"
김병주 "의사일정, 여야 간사끼리 협의하자고 했어"
한기호 국회 국방위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간사, 설훈 의원 등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쟁을 벌이고 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이 입장하지 않은 가운데 한 위원장이 개의를 선언하자 야당 의원들은 이에 항의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기호 국회 국방위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간사, 설훈 의원 등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쟁을 벌이고 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이 입장하지 않은 가운데 한 위원장이 개의를 선언하자 야당 의원들은 이에 항의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국방위원회가 예산안 논의와 이에 따른 의사일정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은 끝에 결국 개의 선언 후 40분도 채우지 못하고 파행을 빚었다.

국방위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과 합동참모의장 인사청문요청안, 국군부대 파병 연장 동의안, 군인사법 개정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날 있었던 예산소위에서 예산안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전날까지 진행된 국방위 예산소위에선 방위사업청의 방위력 개선과 관련된 국방부 연구·개발(R&D) 증액을 놓고 여야 간 이견차가 여전했다. 민주당은 삭감된 예산의 원상복구를 주장하고 국민의힘은 이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이미 예정된 의사일정은 진행해야 한다며 야당 위원들이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은 상황에서 개의를 선언했다.

이어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이어갔다. 성 의원은 "의사일정 중 합의가 안 된 예산안만 뺴고 나머지는 그냥 상임위를 열어서 정리하면 되는 것"이라며 "오늘(8일) 아침에 민주당 김병주 간사가 '예산안이 합의가 안 되면 나머지는 다시 합의를 못 해주겠다'며 약속을 또 깨고 나왔다"고 비판했다.

성 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이 진행되던 중 민주당 위원들이 회의장으로 들어와 "야당도 없이 회의하는 게 어딨는가"라며 한 위원장의 개의 선언에 항의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오늘(8일) 회의를 보이콧한다고 하지 않았는가"라며 "거짓말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민주당 김병주 간사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의사일정을 여야 간사끼리 협의하자고 했다"고 반발했다.

이어 야당 위원들이 "5~10분 정도 논의하게 정회해달라"고 요구하자 한 위원장은 "야당은 왜 이렇게 빡빡하게 하는가"라고 말하며 다시 성일종 의원에게 마저 남은 의사진행발언권을 부여했다.

성 의원은 "합의된 의사일정을 못하겠다고 깨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야당 간사가 전체회의를 꺠고 좌지우지할 수 있는가"라고 위원장에게 회의 정상 진행을 요청했다.

그러자 민주당 설훈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일방적으로 회의를 하게 되면 폭주"라며 "야당 위원들이 논의를 하게 되면 기다려주는게 상식인데 일방적으로 회의를 강행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이것은 일방 독재라고 부른다"고 한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한 위원장은 설 의원은 "민주당 김병주 간사가 내 방에 들어와서 회의를 보이콧한다고 했다"며 "회의를 개의해놓고 정회한 다음 여야 합의하면 회의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 의원이 다시 한 위원장에게 강하게 항의하자 한 위원장은 10시 40분경 정회를 선언했다. 국방위는 이날 회의를 속개하지 않고 오는9일 오후 1시에 전체회의를 다시 개최할 예정이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