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박근혜 사저 방문… "박정희 배울 점은 국정에도 반영"
윤대통령, 박근혜 사저 방문… "박정희 배울 점은 국정에도 반영"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3.11.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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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만에 재회… 1시간 가량 화기애애한 분위기서 환담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 박 전 대통령과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 박 전 대통령과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구 일정을 마친 뒤 달성군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지난 달 26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조만간 찾아뵙겠다"고 말한 뒤 12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12일 달성군 사저를 직접 찾아 50분간 대화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사저 현관의 진열대에는 재임 시절 정상 외교를 했던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는데, 한 가운데 지난 10월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 행사 후 두 전현직 대통령이 함께 오솔길에서 내려오는 사진이 놓여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그 사진을 가리키며 "윤 대통령께서 좋은 사진 보내주셔서 여기에 가져다 놓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거실에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이도운 대변인, 유영하 변호사가 배석한 가운데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1시간 가량 환담했다. 

박 전 대통령은 차와 과일을 냈는데, 윤 대통령이 차 중에서도 밀크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홍차와 우유를 미리 준비하기도 했다. 홍차의 농도도 윤 대통령의 선호를 미리 파악해 맞췄다고 한다. 과일은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감과 배를 정성스레 준비했다고 이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날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날씨, 사저의 정원, 달성군 비슬산 등 가벼운 주제부터 시작해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게 "사저의 뒷산이 비슬산이 맞냐"고 물으면서 "대구 근무시절 의대 교수가 TV방송에 나와 비슬산 자연이 질병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비슬산에서 새들이 날아와 정원에서 놀다가곤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 박 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 박 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면서 "산자부 창고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찾았는데, 등사된 자료가 잘 보존돼 있어 박정희 대통령 사인까지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읽어보니 재미도 있고, 어떻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며 "온고지신이라고 과거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자, 박 전 대통령은 "어떻게 그걸 다 읽으셨냐,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니 회의에서 애로사항을 듣고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정상외교 활동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은 수소차에 관심을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최근 관련 산업 동향을 설명했다. 

대화를 마무리하며 박 전 대통령이 "해외 순방 일정이 많아 피곤이 쌓일 수 있는데 건강관리 잘하시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지난 번에 뵀을 때보다 얼굴이 좋아지신 것 같아 다행이다.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란다"고 인사를 건넸다. 

환담을 마친 후,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잠시 정원을 산책했다. 사저 정원에는 이팝나무, 백일홍 등 여러 가지 나무와 꽃이 많았는데 박 전 대통령이 나무와 꽃 하나하나를 윤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에게 "젊은 시절부터 꽃과 나무에 관심이 많으셨나"라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예전에 청와대 있을 때부터 꽃과 나무를 좋아했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사저를 나설 때 박 전 대통령이 차를 타는 곳까지 배웅하려고 했으나, 윤 대통령이 간곡히 사양하며 대문 계단에서 들어가시라고 해 박 전 대통령 대신 유영하 변호사가 차까지 윤 대통령을 배웅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