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쩍 않는 이스라엘… 美, '인도적 교전 중지' 압박 강화
꿈쩍 않는 이스라엘… 美, '인도적 교전 중지' 압박 강화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3.11.0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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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네타냐후 통화… "가자지구, 어린이 무덤돼"
민간인 사망 급증… "미국도 책임있다" 내부서 비판
(사진=연합뉴스)
공습받은 가자 난민촌.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숨어있는 가자지구를 폭격 중인 이스라엘에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교전을 일시중지하라고 재차 압박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에서 교전 중지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연합뉴스가 밝혔다. 

지난달 7일 종교적 갈등 이유로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먼저 공격한 뒤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하마스는 선제 공격당시 로켓 포탄 수천 발을 쏘며 이스라엘을 위협했지만 보복을 다짐한 이스라엘의 융단 포격에 현재 속수무책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장거리 포탄을 투하하는 한편 최근에는 군과 장비를 총동원해 가자지구를 직접 뚫기 위한 지상전을 개시했다. 하마스 지도자 제거를 위해 가자지구 깊숙이 들어간 상태다. 공격이 계속된다면 최악의 시가전이 될 것으로 외교계는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자지구에 있는 민간인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는 교전을 멈춰야 한다고 이스라엘을 만류 중이다. 기존 민간인 피해에 더해 지난 주말 하마스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의료시설을 명중해 애꿎은 환자, 의료진 등 민간인이 사상했다.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촌도 폭격해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가지지구 보건부가 집계한 현재까지 누적 사망자는 1만22명이다. 이 중 어린이가 4104명으로 매일 수백명의 소년, 소녀가 죽거나 다치고 있다. 

유엔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가자지구가 '어린이의 무덤이 되고 있다'며 즉각 휴전을 호소했다.

이스라엘 반대로 가자지구로 가는 연료 공급마저 끊겨 가자지구 주민들은 물과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다. 

민간인 피해 급증에 이스라엘은 물론 우방 미국에까지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군과 무기를 지원한다는 기조를 띠면서도 인도적 차원에서 가자지구 주민들을 도와야한다는 국제사회 의견에 동조 중이다.

이미 바이든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에서 네타냐 후 총리를 만나 교전 중단 의사를 건넨 바 있다. 

'교전 중단' 제안을 거부한 네타냐 후 총리 입장에 매번 빈손으로 귀국해야 했지만 미국이 전쟁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근래 미국 내부에서도 일자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설득에 나섰다. 

이날 논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교전 전면 중지가 아닌 전술적 교전 중지를 강조했다. 휴전시 하마스가 공격 태세를 재정비할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전술적 교전 중지 모색은 민간인이 전투지역에서 안전하게 벗어날 기회를 제공하고 도움이 필요한 민간인에게 원조가 전달되도록 하며 잠재적인 인질 석방을 가능케 하기 위한 차원이다.

또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을 석방하기 위해 하고 있는 미국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고 "인질 석방의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스라엘이 인도적 교전 중지와 관련해 줄곧 '인질 전원 석방'을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이 포함되지 않은 일시적 휴전안은 거부한다"고 밝혀왔다. 

아울러 가자지구로 반입되는 인도적 지원 물량을 대폭 확대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일시적 교전 중단 불가' 입장을 고수해온 이스라엘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바람에 동요될 지 주목된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