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인도적 교전 중단' 미국 제안 거부… 블링컨 또 빈손
이스라엘, '인도적 교전 중단' 미국 제안 거부… 블링컨 또 빈손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3.11.0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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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교전을 일시 중단하라는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3일(현지시간) 교전 일시 중단을 설득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재차 방문했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입장을 거부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후 이스라엘의 보복 공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지도자 제거를 목표로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한 달 가까이 폭격 중이다. 최근에는 지상전도 개시했다.

국제사회는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와 인질석방, 연료공급 등 인도적 위기를 우려하며 교전 일시 중단을 촉구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전쟁이 시작된 이래 3번째로 이스라엘을 찾았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사실상 빈손으로 이스라엘을 떠났다. 개전 이후 이스라엘을 지지하던 미국 정부는 전쟁을 부추기기 보다 신중한 접근을 당부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통해 "우리 인질들의 귀환을 포함하지 않는 '일시적인 휴전'(temporary ceasefire)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자지구 연료 반입 역시 안 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영국 군사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정치권 내에서 단기 휴전에 대한 합의에 이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정치분석가 새뮤얼 라마니는 "서방 정부들은 그들이 네타냐후를 상당히 강하게 압박할 수는 있지만 네타냐후는 인도적 교전 일시 중지에 대한 내부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을 떠난 블링컨 장관은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 아랍 5개국 외무장관과 회동할 예정이다. 

한편 3일 기준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은 9257명이다. 이스라엘에서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1400명 이상이 사망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에서 가자지구로 납치, 억류한 인질도 240명이 넘는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