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李, 17개월 만에 첫 대화… '민생' 한 목소리
尹-李, 17개월 만에 첫 대화… '민생' 한 목소리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10.3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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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李에게 악수 청하며 "오랜만입니다"
野 일부 의원, 악수 거부... 독설 날리기도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대통령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 의장단, 여야대표, 5부 요인과의 사전 환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대통령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 의장단, 여야대표, 5부 요인과의 사전 환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마련된 사전 환담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만났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 대화를 위해 마주 앉은 것은 취임 17개월 만에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 의장단, 여야 대표, 5부요인과의 사전 환담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등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이 대표를 향해 "오셨나. 오랜만이다"라고 악수를 청했고 이 대표는 말없이 윤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어려운 민생을 우리가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며 "국회의 협조를 부탁드리고 우리들도 민생이 안 좋은 것에 대해 계속 현장을 파고들고 경청하면서 국회에도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윤 대통령에게 민생과 관련된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시정연설이 끝난 후 당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에게) 우리 현장의 민생과 경제가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며 "정부 각 부처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으로 정책이나 예산에 있어서 대대적인 전환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와 퇴장할 때 각각 이 대표에게 악수를 청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입장하면서 악수를 청할 때 기립해 악수를 나눴고 퇴장할 때도 직접 윤 대통령을 배웅했다.

하지만 일부 야권 의원들은 연설 시작 전부터 윤 대통령과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 밖 로텐더홀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항의하는 침묵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민생경제 우선'·'국정기조 전환'·'민생이 우선이다'·'국민을 두려워하라' 등의 피켓을 들며 침묵으로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아무 반응 없이 민주당 의원들을 지나가 김진표 국회의장의 안내로 사전 환담장으로 이동했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피켓 시위 이유에 대해 “(의원들 사이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국민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단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하며 민주당 의원들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정면을 응시하며 윤 대통령의 악수 요청을 거부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은 악수를 청한 윤 대통령에게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