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억지 성과 자화자찬하며 자기합리화에 급급"
정의 "아집투성이 연설... 꼭 필요한 말 없었어"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은 31일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에 대해 "맹탕 연설이었다"라고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반성한다던 윤석열 대통령의 말과는 달리 국정운영 기조는 단 하나도 바뀐 것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논평을 통해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며 "당면한 경제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나 국민들의 고단한 삶에 대한 공감, 그리고 실질적인 대안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이어 "민생을 챙기겠다던 대통령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다"며 "경제 위기를 온몸으로 견뎌야 하는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억지 성과를 자화자찬하며 자기합리화에 급급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R&D(연구개발)예산 삭감에 대한 구차한 변명만 장황하게 늘어놓는 대통령을 지켜보며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건전 재정을 앞세운 지출 구조조정이라고 변명하지만 지역을 살리는 예산, R&D 등 미래를 준비하는 예산 등 필수 예산 삭감은 공약 파기 수준의 ‘묻지마’ 삭감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윤 원내대변인은 "아무런 비전도 보이지 않는 마구잡이 삭감으로 점철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민국의 미래, 국민의 내일은 없었다"며 "적극적 감세 정책으로 세수 펑크를 초래한 것으로 부족해 민생을 내팽개치고 국가 미래마저 펑크를 내려고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침묵 피켓 시위를 한 것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은 신사협정을 존중해 본회의장에서 고성과 야유 등을 자제했다"며 "하지만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포기한 예산안에는 조금의 양해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일부터 시작되는 예산안 심사에서 윤석열 정부가 지워버린 예산을 복원하고 국민의 희망을 되찾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예고했다.
정의당 김희서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민생실패, 국정 운영 실패에 대한 반성과 쇄신없이 실패를 반복하겠다는 아집투성이 연설이었다"며 "여전히 ‘재정 건전성’을 말하며, 파국적 긴축 예산과 부자 감세를 유지하겠다는 대통령의 입장엔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유례없는 세계적 경제 위기를 입에 담으면서 국민들을 위한 예산, 미래를 대비하는 예산은 감축하는 윤석열 정부의 행보에 미증유의 경제 위기를 돌파하고 민생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며 "반성 없는 자화자찬 연설 속에 국정 운영 쇄신과 갱생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태원참사특별법과 채 상병 특검법 등에 대해 대통령은 말 한마디 보태지 않았고 국민 통합, 사회 통합을 위한 대통령의 의지도 연설문에 담기지 않았다"며 "파국적인 내년도 예산안을 정상화하고, 국정 운영을 쇄신하는 것은 이제 대통령과 정부에 기대할 수 없고, 다시 국민과 국회가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