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세에 빚투 '뚝'…美 9월 FOMC 이후 3조↓
증시 급락세에 빚투 '뚝'…美 9월 FOMC 이후 3조↓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10.3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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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거래융자 잔고 17.5조원…"코스피, 2200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 있어"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빚투(빚내서 투자)가 한 달 새 3조원이 줄었다. 고금리 지속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증시까지 휘청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증권사들이 신용거래 축소에 나서면서 투자심리는 한동안 위축될 모양새다.

3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는 이달 26일 기준 17조47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약 3조원이 줄어든 수치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에서는 26일 기준 9조2547억원으로 9월21일(10조4958억원) 보다 1조2411억원 줄었다.

같은 기준 코스닥은 8조2244억원으로 9월21일(9조7349억원) 보다 1조5105억원 감소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해 초 16조5311억원으로 시작해 2월23일 17조5400억원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후 8월17일 20조5572억원으로 올해 정점을 찍은 후 20조원대 규모를 유지했다.

그러나 9월 미국 FOMC 이후로 고금리 지속 우려와 국내 증시까지 요동을 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줄어들고 있다.

실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은 9월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중립 금리가 올라갔을 수 있다"고 말해,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불확실성을 배가시켰다. 중립 금리는 물가와 경기가 안정될 수 있는 적정 금리 수준을 말한다.

이후 지난달 21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2307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9월27일 19조7028억원 △10월4일 19조4533억원 △10월11일 18조7465억원 △10월18일 18조5618억원으로 매주 감소세다.

여기에다 국내 증시도 요동을 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6일 종가 기준 2299.08로 9월 21일(2514.97)보다 8.58% 떨어졌다. 이는 1월6일(2289.97) 이후 약 10개월 만에 2300을 밑돌은 수치다.

코스닥 지수도 같은 날 기준 743.85로 9월 21일(860.68)보다 13.57% 줄었다.

이러한 가운데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거래 축소에 나서고 있다. 영풍제지 사태 이후 증권사들이 신용거래 종목과 미수거래(초단기 외상거래) 가능 종목을 줄이고 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급등세 종목을 중심으로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에 나섰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단기 급락하며 가격에 대한 매력도는 높아진 상황이나 연준과 중동 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술적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며 "코스피 20일 기준 이격도(주가와 이동평균선 간의 간격)가 95.4%로 꽤 낮아졌으나 추가 하락 위험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금융 시장은 20일 기준 이격도 92% 수준을 매수 시점으로 판단하는데 이는 경험적으로 92% 부근에서 여러 차례 저점을 형성했기 때문"이라며 "현재의 높은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반영해 이격도가 경험적 과매도 국면으로 인식되는 92% 수준까지 하락할 경우 코스피는 2200 부근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