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 표류하다가 29일 우리 해군에 발견돼 구조 요청을 했던 자국 선박을 당일 밤늦게 끌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선박은 지난 24일 우리 군·경에 발견돼 귀순 의사를 밝혔던 소형 목선과 달리 단순 조난 상태로 북한으로의 귀환을 희망해 군은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과 물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는 30일 군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전날 늦은 밤 강원도 고성군 제진항 동쪽 200㎞ 지점 부근인 NLL 이북 약 3㎞ 해상에서 표류하던 자국 선박을 인수해갔다고 보도했다.

앞서 우리 해군 해상초계기는 전날 오후 2시 16분께 동해상에서 공중을 향해 흰색 물체를 흔들며 구조 요청을 보내던 미상 선박을 포착했다. 이 배는 10여m 길이의 소형 상선으로 추정됐으며 군용 배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급파된 우리 경비함은 고무보트를 보내 NLL을 넘어 어선에 접근했고, 조난 선박에 탄 인원들은 “10일간 표류 중이고 북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해군은 이들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컵밥과 초코바, 초코파이, 생수 등 비상식량을 전달했다.

또한 합동참모본부는 북측이 조난 선박을 구조할 수 있도록 유엔군사령부 및 국제상선통신망을 이용해 상황을 통보했다.

합참이 유엔사를 통해 북측에 상황을 통지한 것은 북한이 지난 4월 7일부터 군통신선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일방적으로 끊어 통지문 발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합참은 북한 선박의 조난 사실을 인지한 지 약 3시간 만인 오후 5시40분께 언론에 공지했다.

군 관계자는 “인도적 목적으로 NLL을 일시적으로 넘었지만 북한군이 이를 오인해 군사적 충돌이 벌어질 수 있어 언론에 신속하게 관련 사실을 공개했다”며 “또 북한 선박 탑승자들이 귀순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알려 이들이 북한에 돌아간 뒤 처벌받지 않게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북측은 전날 늦은 시간까지 유엔사를 통한 응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아일보] 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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