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안식일에 가자지구 대규모 지상작전…‘전면 침공 수순’ 밟나
이스라엘, 안식일에 가자지구 대규모 지상작전…‘전면 침공 수순’ 밟나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10.2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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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째 한밤중 공습 이어 병력 투입…현지 통신·인터넷 두절
하마스, 결사항전 의지 밝혀…유엔 ‘휴전 촉구’ 압도적 결의
28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8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이 27일(현지시간) 밤에도 사흘 연속으로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지상작전을 벌였다.

금요일인 이날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까지는 유대교 안식일임에도 이스라엘군은 이날 밤 전차와 미사일, 대포 등을 동원해 가자지구 북부를 집중 폭격하며 대규모 공격에 나섰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전쟁 발발 이후 가장 강도 높은 공격으로 일컬어질 정도여서 사실상 ‘전면 침공’ 수순을 밟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와 AFP통신 등 외신들은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이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몇시간 동안 가자지구에서 공격을 강화했다. 공군이 (가자지구) 터널과 다른 기반 시설에 광범위한 공격을 가했다”며 “지난 며칠간 이어진 공격에 더해 오늘 밤 지상군이 작전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가자지구 주변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킨 이후 22일부터 산발적으로 제한적 지상 작전을 벌이다 25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지상 공격에 나서는 등 작전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 CNN과 영국 BBC 방송 등도 현지 취재진과 주민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례적으로 강력한 공격이 장시간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이번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 가장 강도 높은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 장갑차량이 가자지구 국경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군 장갑차량이 가자지구 국경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하마스도 가자지구 북동부 베이트하눈과 중부 알부레이 지역에서 이스라엘군과 교전 중이라고 말했다.

UPI 통신 등은 이날 밤 융단폭격에 이어 가자지구 북부에서는 27일 밤 이스라엘군 탱크가 자리를 잡는 중인 것으로 목격됐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이날 공격으로 가자지구 곳곳에서 폭격에 따른 불길이 곳곳에서 치솟았고 검은 연기가 지평선을 뒤덮었다고 전했다. 

현지 통신업체는 계속되는 집중 폭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유·무선 전화와 인터넷 서비스 등 모든 통신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적신월사도 현지 활동팀과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고 말했다. 하마스 산하 언론들은 구조대원들이 긴급전화를 받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격을 두고 “이번 지상 작전 확대는 공식적인 지상침공 시작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최근 수일간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지상전의 초입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특파원 칼럼에서 “이스라엘이 이날 가자지구에 지금까지 가장 강한 폭격을 가했으며 이는 전면 침공의 서막일 수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전면 침공에도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응전 결의를 다졌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총회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 투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총회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 투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 상황이 격화하자 휴전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더욱 커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중동에서의 인도주의적 휴전, 모든 인질의 무조건적 석방, 필요한 구호물자의 전달을 거듭 촉구한다”며 “고통이 시시각각 커지고 있다.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가자 주민들은 전례 없는 인간 고통의 눈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유엔 회원국들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 총회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을 위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121표, 반대 14표, 기권 44표로 압도적으로 가결했다. 

다만 이 결의안에는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규탄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