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혁신위, 인물난에 여전히 오리무중… 출범 시기 늦춰지나
與 혁신위, 인물난에 여전히 오리무중… 출범 시기 늦춰지나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10.2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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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외부인사→내부인사 전환… 하태경·윤희숙 등 거명
"속도 내자"는 혁신파 vs "심사숙고" 신중파 의견 갈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지난 18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지난 18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인물난'에 빠진 혁신위원회를 당초 예정한 23일 출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혁신위원장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당 전·현직 의원뿐만 아니라 경제계, 학계 등 각계각층에서 혁신위원장 후보를 물색 중이지만 '혁신'이라는 상징성을 갖춘 동시에 당내 장악력과 정치권에 대한 이해도를 모두 겸비한 인물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후보로 적합한 인물을 접촉할지라도 당 혁신위에 쏠린 관심 등을 이유로 고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은 처음엔 당 혁신위원장으로 '참신한 외부 인사'를 세우는 데 무게를 뒀지만, 상황이 어려워지자 내부 인사로 선회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당 안팎에서는 하태경 의원과 윤희숙 전 의원, 현재 국민의힘과 합당 진행 중인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정운찬 전 총리, 앞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 개혁 성향을 지닌 이들부터 중진까지 다양하게 거명된다.

당내 소신파로 분류되는 하 의원은 지난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최고위원 중 누군가가 나를 추천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며 혁신위 운영의 독립성과 인선 구성의 자율성을 보장할 경우 혁신위원장을 수락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특히 인선 구성 관련, 혁신위에 당내 '이준석계'를 포함할 수 있다고 시사해 주목받는다.

당 혁신위 출범 시기를 두고는 '혁신파'과 '신중파'가 맞붙는 모양새다.

'혁신'에 방점을 찍은 혁신파는 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강조했음에도 여전히 변화가 없고, 역대 혁신위 출범 기간을 살펴봐도 최장 기간을 소요 중임을 지적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혁신위 구성 계획 발표 후 1주일 만에 류석춘 위원장(2017년)을, 이준석 전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 구성을 결정한 당일 최재형 위원장(2022년)을 혁신위원장에 세웠다. 이와 달리 김기현 대표는 10일이 넘도록 혁신위를 출범하지 못한 상태다.

만일 혁신위 출범이 늦어진다면 당이 전면에 내세운 혁신 의지가 퇴색될 수 있고, 여기에 더해 물리적인 한계로 이렇다 할 혁신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결국 '보여주기식'에 그쳤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혁신파의 우려다. 

'신중파'는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 모델을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논란으로 혁신위원장을 자진 사퇴한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 후임으로 김은경 혁신위원장을 세웠지만 사실상 '친명 혁신위'라는 질타와 함께 당 지도부가 혁신안을 강력 수용하지 않으면서 빛 좋은 개살구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밖에도 김 위원장의 말실수 등으로 당에 '플러스 요소'를 주지 못한 것을 감안, 늦더라도 확실한 인사를 혁신위원장으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위의 '키 포인트'인 위원장 인선이 더뎌지면서 당초 지도부가 언급한 '23일 출범'이 어렵단 시각도 우세하다. 아울러 위원 구성은 물론 향후 혁신위 활동 기간과 권한 여부 등 주요 의제 역시 논의도 전부 진척되지 못해 혁신위 출범에 상당시간이 걸릴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