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러 외무 장관에 “새시대 북러관계 백년대계 구축”
김정은, 러 외무 장관에 “새시대 북러관계 백년대계 구축”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10.2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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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대 북중러’ 갈등 구도 심화 속에 북러 간 연대 강화 의지 표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은 지난 1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북한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접견했다고 20일 조선중앙통신은 밝혔다.(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은 지난 1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북한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접견했다고 20일 조선중앙통신은 밝혔다.(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북한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조로(북러) 수뇌회담에서 이룩된 합의들을 충실히 실현해 안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새시대 조로관계의 백년대계를 구축하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한미일 대 북중러’의 갈등 구도가 심화하는 상황에 북러 간 관계 강화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 연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1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방북 중인 라브로프 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 같이 밝히며 “그 위력으로 두 나라 인민들의 복리를 증진시키며 강대한 국가건설위업을 강력히 추동하자”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양측이 “조로 두 나라가 굳건한 정치적 및 전략적 신뢰관계에 토대해 복잡다단한 지역 및 국제정세에 주동적으로 대처해나가며 공동의 노력으로 모든 방면에서 쌍무적 연계를 계획적으로 확대해나가는 것을 비롯해 호상(상호) 관심사로 되는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이 교환됐으며 견해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또한 김 위원장이 이날 접견에서 “조로 친선의 역사에 괄목할 자욱을 새긴”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감회 깊이 회고했다고 통신은 전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접견에는 안드레이 루덴코 외무차관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대사도 참석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19일 평양에서 악수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19일 평양에서 악수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최선희 외무상과 회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회담에서는 지난달 북러정상회담 합의에 기초해 “국가간 관계를 새시대와 현 정세의 요구에 맞게 보다 높은 단계에 올려 세우며 경제, 문화, 선진과학기술 등 각 분야에서의 쌍무 교류와 협력 사업을 정치외교적으로 적극 추동하기 위한 실천적 방향과 방도”가 논의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한 회담에서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지역 정세를 비롯한 여러 지역 및 국제 문제들에서 공동 행동을 강화할데 대한 심도있는 의견 교환을 진행하고 견해 일치를 보았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러한 북한 매체의 거듭된 ‘공동 노력’, ‘공동 행동’ 등 언급은 ‘한미일 대 북중러’의 갈등 구도가 심화하는 상황에 북러 간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단독 기자회견에서 “이곳(한반도)에서 미국·일본·한국의 군사활동 증대와 핵을 포함한 미 전략 인프라의 한반도 이전 노선 등이 우리와 북한 동료들의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했다.

회담에서는 북한과 러시아 외무성 사이 2024∼2025년 교류계획서도 체결됐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향후 양국 교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내달 평양에서 10차 북러 경제공동위원회(조로 정부간 무역, 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 개최가 예고된 상태이기도 하다.

양국 외무성 간 교류계획서 체결이 북한의 주요 매체를 통해 보도된 것은 2019년 이래 처음이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방문 일정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