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회의원들, ‘야스쿠니’ 참배…기시다는 공물 봉납
일본 국회의원들, ‘야스쿠니’ 참배…기시다는 공물 봉납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10.1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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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패전일 참배 이후 두 번째…자민당 등 80명 참가 예정
기시다 총리, 공물 봉납하면서 간접 참배…각료 3명 참배
일본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이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 이틀째인 18일 오전 도쿄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참배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본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이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 이틀째인 18일 오전 도쿄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참배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본 여야 국회의원들이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이번 참배는 패전일인 8월 15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번에도 참배에 함께하지는 않았지만, 공물을 내면서 간접적으로 참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교도통신은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이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 이틀째인 18일 오전 집단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 모임 사무국 관계자를 인용해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등 여야에서 국회의원 80명이 이번 참배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회의원 모임의 야스쿠니 집단 참배는 패전일인 8월 15일 이후 약 두 달 만으로,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집단 참배를 자제하다가 2년 2개월 만인 2021년 12월 재개한 이후 춘계 및 추계 예대제 때마다 야스쿠니신사를 찾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 신사에 봉납한 공물이 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 신사에 봉납한 공물이 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추계 예대제가 시작된 17일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인 ‘마사가키(真榊)’를 봉납했다. 봉납은 ‘자민당 총재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이뤄졌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021년 10월 총리 취임 이후 춘계·추계 예대제에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봉납해 오고 있지만, 한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의식해 직접 참배한 적은 없다.

신도 요시타카 경제재생담당상,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등 기시다 내각 각료 3명은 추계 예대제를 맞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임수석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기시다 총리의 공물 봉납에 대한 입장과 관련해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떠받들고 있다. 그중 90%에 가까운 약 213만3000위는 태평양 전쟁과 연관돼 있다.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이 때문에 일본 각료와 국회의원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일제의 침략 전쟁을 옹호하는 행위로 해석되면서 한국이나 중국 등 이웃 나라와의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 야스쿠니 신사에는 한반도 출신자도 2만여 명 합사돼 있는데, 이들의 합사는 유족 등 한국 측 의향과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이뤄졌다. 야스쿠니 신사는 당사자나 유족의 합사 취소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신아일보] 이승구 기자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