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혼란 우려에 일부 쇄신 결정… 尹도 "차분한 변화"
서병수 "감당 버거워"… 홍준표 "패전 책임은 장수가"
국민의힘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배 참패 이후 책임소재를 두고 내홍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선거 후 사흘 만에 '임명직 당직자 총교체' 카드를 내놨지만, 당 내 일각에서는 김기현 당대표 책임론이 분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14일 친윤계 핵심 이철규 사무총장을 비롯해 박성민·배현진 사무부총장, 지명직인 강대식 최고위원, 박대출 정책위원회 의장,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 유상범·강민국 수석대변인 등 임명직 당직자가 전원 사퇴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이들이 사의를 표명하고 김 대표가 수용하는 방식이 됐다.
김 대표를 비롯한 선출직 지도부 총사퇴까지 거론됐지만,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 선에서 책임을 마무리한 모양새다.
총선까지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 전체가 혼란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3일 참모진에게 "선거 결과에서 교훈을 찾아 차분하고 지혜롭게 변화를 추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분하게'에 방점을 찍고 일부 쇄신에 가닥을 뒀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당내 일각에서는 김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나온다.
여권 원로격인 5선 서병수 의원은 15일 김기현 대표를 향해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국민의 소리를 앞서 전달할 결기가 있는가. 정부가 바른 길을 갈 때는 확실하게 뒷받침하겠지만, 민심과 엇나갈 때는 야당보다 더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그런 결기가 당신에게 있는가"라며 "그럴 각오가 없다면 물러나라. 집권당 대표라는 자리는 당신이 감당하기에 버겁다"고 직격했다.
다만 서 의원은 "그럴 각오가 있다면 다시 시작하라"며 "김기현 대표를 신임할지 혹은 불신임할 것인지는 지금부터 입으로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에,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에 달려 있다"고 쇄신을 요구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SNS상에서 김 대표 사퇴론을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홍 시장은 14일 페이스북에 "패전의 책임은 장수가 지는 것"이라며 "부하에게 책임을 묻고 꼬리 자르기 하는 짓은 장수가 해선 안 될 일"이라면서 김 대표를 직격했다.
이에 김 지사는 "홍준표 시장께서 김기현 대표 물러나라고 한다"며 "그런데 이렇게 당이 어려울 때 수습할 생각을 해야지 다 나가라고 하면 누가 수습하나"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임명직 당직자들이 일괄 사퇴까지 한 마당에 당의 원로께서 이렇게 초를 치는 건 보기 좀 민망하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홍 시장은 재반박에 나섰다. 홍 시장은 "초친다고 표현한 것은 좀 심했다"며 "책임져야 할 사람이 물러나지 않고 혼자 남아서 수습하겠다고 우기는 것이 오히려 넌센스"라고 맞받았다.
홍 시장은 "당 대표가 당무를 잘못해 책임지고 물러나면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으로 수습을 하게 된다. 그런 적이 여야 정당에 한 두번 있었던 게 아니다"며 "당헌에도 그렇게 돼있고 늘 정당은 그렇게 운영돼 왔다"고도 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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