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말 예금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로  전환한 '예금토큰'이 발행된다. 

4일 한국은행(한은)과 금융위원회(금융위),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서울 중구 한국은행 콘퍼런스홀에서  미래 통화 인프라 구축의 첫걸음이 될 'CBDC 활용성 테스트' 공동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 새로운 화폐를 의미한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 달리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함에 따라 법정통화와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현금과 같은 범용과 지급 준비금처럼 활용하는 유사 기관용 두 가지로 나뉜다.

지난 7월 국제결제은행(BIS) 조사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 절반 이상이 현재 CBDC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오는 2030년까지 약 24개국 이상이 CBDC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테스트는 한은, 금융당국은 물론 다수 은행이 함께하는 민관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BIS 또한 이번 테스트 기획 단계에서부터 긴밀히 협력해 왔다.

우선 이번 테스트는 금융기관 간 자금 이체와 최종 거래에 활용할 수 있는 '기관용 디지털 통화(기관용 CBDC)'를 발행한다.

참여 금융기관 등은 이와 연계된 지급결제 수단, 토큰을 발행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를 위해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참여 은행에 대한 예금 토큰 발행·유통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번 테스트는 미래 통화 인프라를 시험해 보는 것"이라며 "특히 이번에는 은행들이 희망하는 소비자에게 예금을 기반으로 한 '예금토큰(tokenized deposit)'을 발행해 내년 말부터 실제로 활용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금 토큰은 은행이 기관용 CBDC를 기반으로 분산원장 기술 등을 이용해 발행하는 예금과 유사한 형태의 디지털
자산을 말한다. 

이번 테스트에서 예금 토큰은 현행 수시입출식 예금 특성을 고려해 이에 최대한 가깝게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예금 토큰 보유자는 현행 계좌이체와 같은 방법으로 다른 사람에게 예금 토큰을 이전할 수 있다.

예금 토큰이 상용화되면 스마트 계약 등 프로그래밍 기능을 통해 혁신적인 지급과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블록체인)을 통해  예금 등 다른 지급수단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지급 및 결제가 가능하다. 

판매자의 경우 중개 기관 의존도가 축소돼 결제 수수료가 낮아지고 별도 정산 과정이 필요 없어 즉각적인 대금 수령이 가능하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예금 토큰의 단순 자금 이체보다는 기존 지급서비스와 차별화되는 디지털 통화 혁신적 기능에 주안점을 두고 다양한 활용 사례를 구현･검증한다.

아울러 일반인들이 참가하는 실거래 테스트는 내년 4분기 중 실시될 예정이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최근 자산의 토큰화 등 디지털 경제로 전환이 빨라지고 있고 디지털 화폐 특성인 프로그래밍 기능 활용성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특히 이번 테스트는 BIS와의 협력을 통해 진행하는 만큼 세계 중앙은행들도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한은은 미래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준비하는 프로젝트 테스트가 당초 목표한 바대로 잘 추진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 금융당국과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김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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