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빠진 공화당 2차 대선 후보 토론... 트럼프는 미시간州로
맥빠진 공화당 2차 대선 후보 토론... 트럼프는 미시간州로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09.2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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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후보들, 트럼프 공격하며 '트럼프 대안' 강조
트럼프, 미시간서 자동차 공장 노동자 상대 지지 호소
(시미밸리[美캘리포니아주]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이 2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대선 후보 경선 2차 TV 토론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팀 스콧 전 상원의원,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이 2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대선 후보 경선 2차 TV 토론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팀 스콧 전 상원의원,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내년 미국 대선에 출마하는 공화당 후보들이 27일(현지시간) 두 번째 TV 토론에서 서로 자신이 유력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안이란 점을 강조했다. 정작,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시간 중부 미시간 주를 방문해 이번 토론회는 맥이 빠졌단 평가가 나온다.

28일 외신에 따르면 27일 저녁 미국 캘리포니아 주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영어 방송사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와 스페인어 방송사 유니비전이 공동 주최한 공화당 대통령 경선 후보 2차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엔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팀 스콧 전 상원의원,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참여했다. 이들은 2개의 전국 여론조사에서 최소 3%를 획득하고, 최소 5만명의 개인 기부자를 확보해 공화당 전국위원회가 규정한 2차 TV 토론 참석 가능 후보들이다.

TV토론에 나선 후보들은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공격하는 한편, 불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공세도 이어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전미자동차노조(UAW)를 방문해 시위 대열에 동참한 것에 대해 팀 스콧 의원은 "바이든은 피켓라인이 아니라 (멕시코와 맞댄) 남부국경에 있었어야 했다"며 "남부국경지역이 안전하지도 않고, (이민자들에게) 휑하니 뚫려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바이드노믹스'를 실패했다고 규정하면서 "바이든은 피켓라인에 속한 게 아니라 실업라인에 속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그린 뉴딜 정책'은 "중국에만 좋고, 디트로이트 노동자에게는 나쁘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라마스와미는 "푸틴이 사악한 독재자라고 해서 우크라이나가 선한 것은 아니다"라며 반대의 뜻을 밝혔고, 디샌티스 플주지사도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백지 수표를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펜스 전 부통령은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갖게 하면 그건 중국에 대만을 가지라는 청신호"라고 지적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도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대고 있고, 이란은 러시아에 더 정교한 무기를 공급하며, 이제 북한도 그러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지원책에 찬성 입장을 드러냈다.

니키 헤일리 전 대사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라마스와이를 향해 "당신이 중국을 좋아한다는 것을 잊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라마스와이는 과거 한 중국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 불참한 공화당 대권 후보 1위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공격도 이어졌다. 공화당 내 지지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디샌티스 전 주지사는 "그는 재임 기간 국가 채무를 7조 8000억달러 늘려 우리가 당면한 인플레이션의 발판을 마련한 것을 해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반(反)트럼프 대표 주자인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겁먹어서 토론을 피하려(duck)한다며 "계속 그러면 누구도 당신을 도널드 트럼프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당신을 (디즈니 캐릭터인) '도널드 덕'(Donald Duck·'토론을 회피하는 도널드'라는 의미)이라고 부를 것"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중부에 위치한 미시간 주를 방문해 노조가 조직되지 않은 트럭 부품 업체에서 연설을 가졌다. 전기차 보급 속에 가솔린을 쓰는 전통 자동차 업계가 느끼는 불안감을 공략하는 길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연설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중시 기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전기차 생산 라인이 가솔린차에 비해 적은 인원을 필요로 하는 만큼 앞으로 자동차 산업에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에는 가솔린이 무한하며, 다른 어느 나라보다 많다"고 말하며 바이든의 친전기차정책에서 벗어나 내연기관 자동차 정책을 되살릴 것임을 내비쳤다.

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를 의미하는 '러스트 벨트'(rust belt)에 속하는 미시간주는 정치적으로 민주·공화당 지지 성향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경합 주' 중 한 곳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두 차례 대선에서는 미시간에서 승리한 후보가 백악관의 주인이 되면서 미시간주는 대선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