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분' 단위로 시간 쪼개 릴레이 정상회담
윤대통령, '분' 단위로 시간 쪼개 릴레이 정상회담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3.09.2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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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방문 사흘째… 유엔연설 전후로 11개국과 정상회담
'부산 엑스포' 지지 요청… "광물자원 협력" 세일즈 외교도
제78차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태국 정상회담에서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78차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태국 정상회담에서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뉴욕 방문 사흘째인 20일(현지시간)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릴레이 정상회담을 이어갔다. 

전날까지 17개국 정상을 만난 윤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기조연설 전후로 △ 스위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키르기스스탄 △모리타니아 △콜롬비아 △헝가리 △이스라엘 △태국 △불가리아 △그리스 △에스와티니 등 11개국과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이날 만난 모든 정상들에게 윤 대통령은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과 취임 후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갖고 "자유민주주의, 인권, 법치의 보편가치를 공유하는 스위스와 2024년에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함께 활동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북핵 문제 등 주요 이슈와 관련하여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베르세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지난 1월 다보스포럼 참석 계기에 취리히 공과대학을 방문해 양자(quantum) 관련 석학과의 대화를 가진 것을 들었다"며 "양자 기술, 바이오 의약품 등 첨단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포스탱 아르샹제 투아데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도 회담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투아데라 대통령이 방한 이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 새마을운동을 도입해 적극 실시하고, 중아공 정부 내 한-중아공 협력위원회 설치 등 한국과의 협력 강화에 각별한 관심과 의지를 갖고 추진하고 있음을 평가했다. 

이에 투아데라 대통령은 한국이 다양한 개발협력 사업을 통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국가 발전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대해 깊은 사의를 표하면서 "세계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의 발전상과 경험이 큰 귀감이 되고 있다"며 "한국과의 호혜적 협력 관계 구축을 희망한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최근 양국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음을 평가하면서 "지난 6월 개설된 양국 간 직항을 통해 인적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다양한 개발협력 사업을 통해 우리의 ODA 중점협력국이자 주요 개발협력 파트너인 키르기스스탄의 사회, 경제발전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특히 키르기스스탄이 추진하고 있는 신도시 건설 사업에 세계적인 수준의 건설 역량을 보유한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자파로프 대통령은 한국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앞으로도 보건의료,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협력이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며 "우수한 기술력과 건설 경험을 가진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했다.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무함마드 오울드 가즈와니 모리타니 대통령과 한·모리타니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무함마드 오울드 가즈와니 모리타니 대통령과 한·모리타니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모하메드 울드 가즈와니 모리타니아 대통령과는 1963년 양국 수교 이래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철광석, 구리, 금과 같은 광물자원을 풍부히 보유한 모리타니아와 관련 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안을 모색해 나가자"고 말햇다. 

이에 가즈와니 대통령은 광물 개발 사업에 우리 기업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양 정상은 수산업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 심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마치고도 정상회담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구스타보 프란시스코 페트로 우레고 콜롬비아 대통령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중남미 중 유일한 6.25 전쟁 참전국인 콜롬비아와 첫 양자 정상회담을 가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에 함께 해준 콜롬비아에 대해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016년 발효된 한-콜롬비아 자유무역협정(FTA)을 토대로 양국 간 교역과 투자가 더욱 확대되기를 바란다"며 "이러한 점에서 중남미 신흥 경제강국 4대국으로 이뤄진 태평양동맹(PA)에 한국이 준회원국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콜롬비아의 관심과 협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페트로 대통령은 "콜롬비아의 오랜 친구인 대한민국이 활발한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콜롬비아의 인프라 발전에 기여해 오고 있는데 대해 감사하다"고 면서 "양국 간 경제통상 협력 확대와 더불어 콜롬비아의 경제역점 분야인 토지관리 및 농촌 개발, 청정에너지 전환 등 분야에서 정책 경험과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대한민국과의 미래 지향적인 협력 심화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커털린 노박 헝가리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헝가리가 동유럽 내 우리의 대표적인 경제협력국으로서 300여개의 한국 기업이 헝가리에서 활동 중"이라며 "한국 기업에 대한 노박 대통령의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박 대통령은 한국의 대헝가리 투자가 최근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주목하며 "한국의 발전 경험을 바탕으로 첨단기술 등 신산업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제78차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이스라엘 정상회담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78차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이스라엘 정상회담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어진 한-이스라엘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이 앞으로 미래 혁신 분야의 공동연구를 추진해 나가고 미사일 방어, 사이버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방협력을 모색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작년 12월 발효된 한-이스라엘 FTA는 한국이 중동국가와 체결한 최초의 FTA로서 큰 의미가 있다"며 "양국 간 인공지능, 대체에너지 등 기술 협력 분야에서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추진 중인 교통 인프라 확대 사업에 우수한 기술을 가진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네탄야후 총리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벤야민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과 한국이 활발한 경제협력을 기반으로 양국 관계를 확대해 가고 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로봇, 스마트 모빌리티, 바이오, 양자(퀀텀) 등 신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세타 타위신 태국 신임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세타 총리가 지난 8월 취임한 것을 축하하고, 작년 11월 채택된 한-태국 공동행동계획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교역, 투자, 스타트업 교류, 금융, 철도 등의 분야에서 양국 간 실질협력을 더욱 강화시켜 나가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현재 논의 중인 한-태국 경제동반자협정(EPA)이 조속히 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은 세계 5번째로 고속철도망을 개통하고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정시성과 안전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이 태국 남부 고속철도 사업, 방콕 도시철도 사업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세타 총리의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세타 총리는 "양국 간 협력을 금융, 국방 등 분야로 계속 확대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화답했다. 특히 "현대차가 태국 현지에 전기차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태국 내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양국 간 협력을 심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한국과 그리스가 조선 및 해운 분야 세계 1위의 강국으로 긴밀히 협력해왔다"며 "향후 양국의 강점을 살려 친환경 선박 R&D 분야에서 호혜적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언급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양국의 상호 보완적인 경제 구조를 바탕으로 양국 간 교역·투자 등 경제협력이 발전해 나갈 여지가 크다"며 "에너지, 친환경, 관광 등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확대해 인적, 물적 교류를 활성화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양국이 친환경 녹색해운 시대를 함께 열어가자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최근 자동차부품 및 교통인프라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불가리아 진출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라면서 "앞으로 양국이 IT, 첨단기술, 에너지, 관광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 사업을 발굴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라데프 대통령은 이에 전적으로 공감을 표하면서 "양국이 강점을 보유하고 공통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한국과 특히 우주, 인공지능, 자동차 배터리, 국방, 자율주행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에스와티니 정상회담에서 음스와티 3세 에스와티니 국왕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에스와티니 정상회담에서 음스와티 3세 에스와티니 국왕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정상회담 일정으로 음스와티 3세 에스와티니 국왕과 만났다. 에스와티니와는 1968년 양국 수교 이래 첫 정상회담이다. 

윤 대통령은 "식량 자급을 위해 농업기술을 발전시켜 온 한국과 농업 기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에스와티니 간 농업 협력 잠재력이 다대한 만큼, 앞으로 초청 연수 등 구체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가자"며 "교육, 과학기술, 보건, 관세행정 등 분야에서도 실질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음스와티 국왕은 "그간 한국이 에스와티니의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 강화 등 지원 사업을 추진해 온 데 대해 감사하다"며 "앞으로 교육 훈련 분야를 포함해 양국 간 개발협력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도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과 만날 때마다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