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눈 돌린 중견·중소 패션기업 '성장 탄력'
해외 눈 돌린 중견·중소 패션기업 '성장 탄력'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3.09.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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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 중국 실적 최고치, 필리핀·인니 진출
형지엘리트 5년 내 中 교복점유율 1위 목표
젝시믹스·안다르 'K-애슬레저' 판로 확대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MLB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F&F]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MLB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F&F]

국내 패션기업들이 글로벌 사업을 넓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고물가, 수요 약화, 기저부담 등으로 인한 내수시장 침체 속에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F&F·형지엘리트·젝시믹스·안다르 등 패션기업들은 글로벌 사업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우선 F&F는 중화권(중국·홍콩·마카오·대만)과 동남아 5개국(태국·베트남·싱가포르·말레이시아·캄보디아)에 진출한 상황이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올해 2분기 중국, 홍콩 등에서 호실적을 거뒀다. 특히 중국은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한 1401억원의 매출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홍콩 매출도 63.0% 신장한 190억원으로 집계됐다. 동남아시장에선 129.3% 늘어난 1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F&F는 중국에서 아웃도어 브랜드 ‘듀베티카’와 스트릿 브랜드 ‘수프라’를 선보여 현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 MLB 매장도 공격적으로 출점해 115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젊은 층 비중이 높은 동남아 시장 다각화 차원에서 연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한다.

형지엘리트는 지난 2016년 중국법인 상해엘리트를 설립하며 현지 교복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중국 교복시장 규모는 국내(약 2000억원)의 110배인 1200억위안(약 22조원)으로 추정된다. 상해엘리트는 프리미엄 교복 수요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며 매출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최근에는 중국 단체관광 허용과 함께 영업활동 활성화를 기대한다. 형지엘리트는 직영점과 대리상을 운영하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으로 영업망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세분화되는 현지 소비자 니즈(Needs)를 반영한 프리미엄 교복 개발로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다.

형지엘리트는 인도네시아 진출도 추진 중이다. 최준호 대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순방에 동행해 현지 유통협회(APRINDO)와 MOU(업무협약)를 체결하는 등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중국 영업 확대와 함께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떠오른 인도네시아 진출까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 폭발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젝시믹스 1호점. [사진=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젝시믹스 1호점. [사진=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애슬레저 기업들도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개척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 1위 액티브웨어 브랜드 젝시믹스는 55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특히 일본, 대만, 중국 시장을 중점 공략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일본의 레깅스 시장 규모는 6억2000만달러로 국내(6619만달러)보다 9배 이상 크다. 젝시믹스는 2019년 일본법인을 설립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마케팅과 이커머스 진출에 집중했다. 현재는 오프라인으로 고객 접점 넓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젝시믹스 일본법인 매출은 2020년 25억원, 2021년 40억원, 2022년 6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도 38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젝시믹스는 2017년 대만에 진출한 이래 올 들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4% 늘면서 일본에 이어 글로벌 매출 2위를 차지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젝시믹스는 하반기 판매채널 다각화, 고객 접점 확대, 마케팅 강화 등으로 대만에서 연매출 1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젝시믹스는 올 4월 중국 상하이에도 매장을 오픈했다. 중국은 일본, 대만에 이어 매출 3위 국가다. 2분기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00% 상승했다. 젝시믹스는 연내 중국에 4개 매장을 출점할 계획이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일본법인에 이어 중국법인 설립 및 상하이 매장 오픈 등 입지를 다지고 있다”며 “대만에서의 인지도 제고를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다르는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싱가포르를 낙점하고 지난달 글로벌 매장 1호점을 오픈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전역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연내 신규 오프라인 매장도 검토 중이다.

안다르는 현재 미국, 일본 등에서 온라인몰을 운영하며 테스트 마케팅을 진행해 시장 가능성을 판단하고 있다. 각 상황에 맞춰 사업을 전개하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안다르 관계자는 “K(코리아)-애슬레저 문화를 해외에 전파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baksy@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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