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이 미생물 군집 유전체 분석 연구를 통해 최근 사라져가는 구상나무 자생지 복원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고 3일 밝혔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잘 알려진 구상나무는 국내에만 있는 고유종으로 한라산과 지리산 등 높은 산에서 주로 자란다.

생물자원관은 구상나무 뿌리가 곰팡이와 공생하는 것에 착안해 지난 2021년부터 구상나무 생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미생물을 찾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는 한라산 등에서 자생하는 구상나무 중 건강한 나무와 고사 중인 나무 토양의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을 비교·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군집(microbiota)과 유전체(genome)의 합성어로 주어진 환경에서 서식하거나 다른 생물과 공존하는 모든 미생물의 총체적인 유전정보 및 미생물군 자체를 의미한다.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은 미생물 전체 유전정보를 분석해 낸다는 점에서 미생물을 직접 분리·배양하는 기존 방법보다 유용한 미생물 발굴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최근 식품과 의약 분야 등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생물자원관은 건강한 구상나무 뿌리 표면과 그 주변 토양에서는 비우베리아(Beauveria)속, 클라불리나(Clavulina)속, 토멘텔라(Tomentella)속 등 외생균근이 많이 나타난 반면 고사 중인 구상나무 뿌리에는 외생균근이 없거나 상대적으로 적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외생균근은 토양에서 나무 생장에 필수적인 영양분과 수분을 흡수해 뿌리에 공급하고 탄수화물 등 영양분을 얻어 뿌리를 보호하며 양분을 흡수하는 뿌리털 역할을 한다.

생물자원관은 고사하는 구상나무 뿌리에 외생균근을 직접 주입하거나 주변 토양에 뿌리는 방법으로 고사 속도를 늦추거나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민환 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찾아낸 외생균근의 최적 배양조건을 탐색하고 대량증식 기반과 연계해 구상나무 자생지 복원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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