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윤종규' 3인3색…양종희·허인 맞대결 '무게'
'포스트 윤종규' 3인3색…양종희·허인 맞대결 '무게'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8.3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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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 앞선 경쟁서 밀려
KB금융그룹 내부서는…"내부인사 영전 마땅"
KB금융그룹 2차 숏리스트 후보군에 선정된 (왼쪽부터) 김병호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 (사진=각 금융지주)
KB금융그룹 2차 숏리스트 후보군에 선정된 (왼쪽부터) 김병호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 (사진=각 금융지주)

‘포스트 윤종규’ 자리를 두고 KB금융지주 양종희·허인 부회장과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3파전이 그려진 가운데, 지주 안팎에서는 양종희·허인 부회장의 맞대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2차 숏리스트’는 현 정부와 연이 있는 인물이 낙하산으로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우려했던 ‘관치금융’은 없었다.

30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차기 회장 자리는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전날인 29일 차기 회장 후보 1차 숏리스트 6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하고, 2차 숏리스트 3인을 선정했다.

이날 회추위 면접을 거쳐 2차 숏리스트 후보군에는 내부인사로 양종희, 허인 현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외부인사로는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현 베트남 호찌민시개발은행(HD은행) 회장이 올랐다.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은 1961년 전주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나왔다. 주요 경력은 △국민은행 서초역지점 지점장 △KB금융지주 이사회 사무국장 △KB금융지주 경영관리부장 △KB금융지주 전략기획담당 상무 △KB금융지주 부사장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KB금융지주 보험부문 부문장 △KB금융지주 부회장 등이다.

양 부회장은 윤종규 회장이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 인수에 나섰을 때 이를 직접 챙겼던 인물이다. 양 부회장은 이를 인정받아 손보 대표로 선임돼 3연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은 1961년 진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장기신용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장기신용은행이 국민은행에 합병된 뒤 △국민은행 대기업팀 팀장 △국민은행 삼성타운기업금융지점 수석지점장 △국민은행 여신심사본부 상무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 △국민은행 은행장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지냈다.

허 부회장은 은행장 재임 기간 중 디지털부문 경쟁력 강화를 통해 리딩뱅크를 탈환한 업적을 갖고 있다. KB금융지주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을 지냈고, 현재 지주에서 글로벌·보험부문장을 맡고 있다는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번에 선정된 2차 숏리스트 후보 중 유일하게 외부인사인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1961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해 △하나은행 뉴욕지점장 △하나은행 마케팅그룹 총괄 △하나은행장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국제금융공사(IFC) 한국사무소 고문 △SK 사외이사 등을 거쳐 현재 HD은행 회장을 맡고 있다.

김 전 부회장은 지난 2020년 윤종규 현 KB금융지주 회장 연임 당시에도 외부인사로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만큼 금융권에서는 '준비된 CEO'라는 평가가 있다.

당초 이날 숏리스트 3인 명단 공개에 앞서 세간에서는 과거 금융위원장 출신 인사가 외부인사로 포함될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이른바 '관치금융 인사'는 없었다.

KB금융지주 회추위는 3인을 대상으로 다음 달 8일 2차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뒤 최종 후보자를 확정한다.

회추위는 이들 3인의 후보군의 출신과 상관없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KB금융 안팎에서는 사실상 ‘양종희 vs 허인’ 경쟁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현 정부 출범 뒤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적됐던 금융지주 지배구조 혁신과 관련해 KB금융은 이미 지난 2020년 부회장직 신설을 통한 인재풀(POOL) 구축하는 등 자체적인 경영승계 방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병호 부회장이 ‘준비된 CEO’라는 평가는 있지만, 과거 KB금융지주 후보 선정 과정에서 윤종규 현 회장에게 밀린 점을 두고 ‘양날의 검’이라는 평가도 있다.

복수의 KB 내부 관계자는 “KB금융이 부회장직 신설 등을 통한 승계 방안을 신설한 이유는 과거 타사는 물론 금융당국 등 외부인사 출신의 회장이 많았다는 점에서 자체적인 인재 양성을 통한 경영승계의 안정화를 꾀하려는 것”이라며 “외풍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내부출신 인사가 회장에 오르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고 말했다. 이어 “양종희·허인 부회장 중 한 명이 포스트 윤종규에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양종희·허인 부회장뿐만 아니라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도 훌륭한 분임은 틀림없다”며 “누가 되더라도 KB금융그룹이 발전하는 데 큰 역할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