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중립 위반 논란' 원희룡... 野 항의에 "노무현 탄핵도 헌재서 기각"
'정치 중립 위반 논란' 원희룡... 野 항의에 "노무현 탄핵도 헌재서 기각"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08.3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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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위원장 정치 중립 선언 요청에 거부 의사
野 "국무위원인가 여당 선거대책본부장인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보수단체 포럼에 참석해 여당의 총선 승리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으로 정치 중립 위반 논란을 일으킨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이 30일 야당의 사과·정치 중립 선언 요구를 거부했다. 원희룡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도 헌재에서 기각된 바 있다"며 문제가 없단 입장을 고수했다.

원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당시 발언은 국토부 장관으로서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국민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쳐서 국정 동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원 장관은 지난 24일 보수 성향 단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세미나에 참석해 "야당의 터무니없는 공세에 맞서서 내년 (총선에서) 좋은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여당 간판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는데 나도 정무적 역할을 하고 모든 힘을 바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해 '공무원 정치 중립 의무 위반' 논란이 이어졌다.

야당 측 국토위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정상적 장관이 아닌, 유세장에 나온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비판했고 이소영 의원은 "원 장관은 국무위원인가 아니면 국민의힘 총선 선대본부장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소속 김민기 국토위원장도 사과를 강요할 순 없다면서도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지를 선언을 하라"며 원 장관에게 요청했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나보다 훨씬 세고 직접적으로 선거 압승을 호소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도 헌재에서 기각된 바 있다"며 반박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4년 2월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 등의 발언으로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를 받았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원 장관은 이어 "선거에 직접 개입하거나 관여하겠다는 내용이 전혀 없다"며 "길 가는 사람을 붙잡고 살인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란 것"이라고 격한 표현을 쏟아냈다.

원 장관과 야당의 공방은 김민기 위원장이 "질의를 보면서 위원장으로서 판단을 내리겠다"며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향후 원 장관의 행보를 놓고 야당의 공세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