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덩치 커졌지만 수익성 ‘제자리’
국내은행,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덩치 커졌지만 수익성 ‘제자리’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08.2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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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대비 수익성 절반 수준…은행산업 글로벌 경쟁력도 낮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권 덩치는 급격히 불어났지만, 수익성이 이를 뒤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은행산업 글로벌 경쟁력도 한국 경제·무역 규모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은행 산업 역할과 수익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 대출자산은 총 2541조원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말(989조원)과 비교하면 15년간 약 2.6배로 증가한 규모다. 

은행 밑천인 자기자본 역시 같은 기간 96조8000억원에서 256조9000억원으로 165.4% 불어났다.

그러나 국내은행 연간 총 당기순이익은 2007년 15조원에서 지난해 18조6000억원으로 24%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여전히 10조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이 자산과 자기자본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형편인데, 특히 2016년에는 은행 순이익이 2조4000억원까지 뚝 떨어지며 저점을 찍기도 했다.

국내은행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 등 수익성 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 더 나빠졌다. 

지난 10년간(2013~2022년) 연평균 ROE는 5.2%, ROA는 0.4% 수준인데, 이는 2007년(ROE 14.6%, ROA 1.10%)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되는 정도다.

여기에 미국 등 주요국 은행과 비교해도 국내은행 수익성 지표는 절반 이하 수준에 머물렀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주요국의 연평균 ROE와 ROA는 △미국 10.2%, 1.5% △캐나다 16.8%, 1.1% △싱가포르 10.8%, 0.9% 등이다.

국내은행 ROE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미국은행보다 높았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현재는 미국은행 ROE의 절반을 겨우 넘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국내은행 ROE는 증권·보험 등 다른 금융업권이나 타 주요산업과 비교할 때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10년간 연평균 ROE는 증권이 6.7%, 보험업은 6.8%였다.  비금융업은 6.2%로 전기전자 11.0%, 통신 5.7% 등이다.

국내은행 주가이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0년간 각각 6.75, 0.49배 수준에 그쳤다. 10년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주식시장에서 ‘고질적 저평가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는 “우리나라 실물경제가 해외 진출 시 외국계 금융회사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은행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며 “은행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해야 자본시장에서 성장을 위한 자본조달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